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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 3박 4일 여행기] 첫째 날 (도착한 날)

뉴욕 3박 4일 여행기!
도착한 그 첫날, 2019년 4월 25일.
바로 앞편에 썼던 대로, 호텔에 도착해서 체크인 하고, 가방을 내려 놓고 하니 
뭐 어느새 시간은 훌쩍 오후 다섯 시. 
이미 늦은 시간이라 어디 유명한 데를 방문할 수는 없을 것 같고, 그래서 일단 뉴욕 길거리과 친해지기(?) 목적으로 도보로 몇 군데를 돌아다녀 보기로 했다. 
동선은 대략 다음과 같았다.

호텔(7th Ave & 55th St) → 탑 오브 더 락(입장권 교환만) 
→ 식사(Bubba Gump) → Bryant Park → Grand Central Terminal 
→ United Nations 본부(밖에서 보기만) → St. Patrick's Cathedral 

(이 지도는 지금 이 여행기를 쓰면서 궁금해서 한번 구글 맵으로 동선을 옮겨본 것인데, 
물론 실제로 저렇게, 되도록 직선으로만 다니지는 않았고, 그냥 기분 내킬 때 길을 바꾸고 했더랬다..)


우선 제일 먼저 향한 곳은 Top of the Rock. 
뉴욕 여행 준비를 하면서 뉴욕 시티패스(New York City PASS)를 이미 구매하긴 했지만, 
Top of the Rock에 오를려면, 이것을 실제 티켓으로 바꿔야만 하는데
바로 내가 티켓을 바꾸는 바로 그 시각에 들어갈 수 있는 게 아니라, 
다음 가능한 시간대(next available time) 중에서만 선택을 해서 바꿀 수가 있다. 

마지막으로 올라갈 수 있는 엘리베이터 시간이 밤 11시 15분이라고 해서, 
당일 올라갈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는데, 웬걸! 그다음 날 오후부터만 가능한 거였다. 
기계에 가서 City PASS 스캔하고 원하는 날짜와 시간대를 선택해서 교환하라고 하던데 
막상 기계에 가 보니까, 그렇게 선택하는데 5분이었던가, 아무튼 고민하기에는 굉장히 짧은 시간 안에 선택을 해야만 하게끔 돼 있었다; 

당일 올라갈 수 있을 거라고만 생각했던지라, 다른 일정은 생각해 보지 않았었고, 
갑자기 날짜와 시간대를 모두 그 짧은 시간에 결정해야 해서 좀 멘붕이 왔는데, 
우리가 날짜를 고민하고 있자, 마침 옆에서 우리의 대화를 듣던 분들께서 (마찬가지로 티켓 바꾸는 중이시던)
내일은 비오고 날이 엄청 안 좋으니, 날이 좋을 예정인 모레로 하라고 강력 추천을 해 주셔서 
모레 오후로 바꿨고, 그 일기예보는 적중하였다 ㅎ_ㅎ 

아무튼 그렇게 해서 날짜와 시간을 다 고르고, 티켓을 출력해야 하는데, 
<메일로도 받기>라는 옵션이 있어서, 메일로도 있으면 좋겠다 싶어서 그것을 선택하고 주소를 치고 있는데
아뿔싸! 그 사이에 시간이 다 되어 버리면서 뭔가 에러가 있었는지 티켓은 출력도 안 되고, 더 이상 스캔도 안 되고, 아까까지 했던 정보도 온데간데 없이 사라진 것이었다... 헐... 날짜와 시간을 선택했으니 됐다고 생각하고 방심했었다;;
결국 그래서 줄을 서서 자초지종을 설명하고 티켓을 겨우 받을 수 있었다..;;
아무튼 다음에 혹시 이런 거 있으면 그냥 바로 출력해 버려야지 ㅠㅜ 


그럼 이제 식사를 하러 타임스 스퀘어 Bubba Gump로 향했다. 
영화 포레스트 검프에서 영감을 받아 생긴 이 레스토랑의 원조는 캘리포니아이지만, 
아무렴 어때, 타임스 스퀘어잖아! 
이른 저녁이었는데, 그래도 사람이 제법 있어서 20~30분 정도 대기함. 
위 사진처럼 저렇게 두 개 시키고, 맥주랑 펩시, 팁 20% 챙겨서 = 85 달러 썼다고 적어놨다..

미국 와서 첫 끼니였는데 웨이터 진짜 친절하고 (팁이 달려 있어서 그런가) 
식사도 빨리 나오고, 다 잘 먹었다고 칭찬(?)도 받고. 
맛만 따지자면 사실 막 엄청 특출나게 맛있었다, 이 정도까지는 아니었는데, 
미국 도착 후 첫 식사 + 배고팠다 = 그래서 꽤 맛있게, 그리고 빠르게; 먹었다. 

맥주잔에 마시면 그 맥주잔을 준다고 해서, 이걸 다 마신 다음에 씻어 가야 하나 -_-;; 잠깐 생각이 들었는데 
알고 보니 영수증을 갖고 1층의 기념품 매장에 가면 잘 포장된 새 컵을 주는 거였다 ^^;;
밥 먹고 어쩌다 보니 첫 기념품도 GET! 
무사히 집까지 가져온 맥주잔은 묵직하고 튼튼해 보이고, 마음에 들어 잘 사용하고 있다. 


식사를 하고는 슬슬 걸어서 Bryant Park 쪽으로 갔는데, 
날씨가 흐릿흐릿하고 빗방울이 조금씩 떨어지고 있어서 별로 사람은 없었다. 
휘휘 둘러보고 계속 전진. 

그리고 도착한 Grand Central Terminal 
많은 영화에 등장한 그 역!! 
뉴욕을 여행하면서 사실 계속 느꼈던 것이지만, 영화의 한 장면에 직접 들어온 느낌이었다. 
직접 가서는 막상 생각난 영화가 만화영화인 <마다가스카르> 뿐이었는데(↓)
(마다가스카르 영화 - 그림 출처: https://www.pinterest.com/pin/118501033915230870/)

갔다 와서, 최근에 <존 윅 3편>을 영화관에서 봤는데, 정말 곳곳에서 뉴욕의 낯익은 풍경들이 보이고, 
게다가 이 그랜드 센트럴 터미널도 보여서 정말 너무 감동이었다!! (아래 영화 컷)
'나도 저기에 있었었다규!' 라고 막 마음속으로 외치며 영화 감상 ㅎㅎㅎ
아.. 존 윅님♡ (출처: https://m.offi.fr/#/home/cinema/)

아, 직접 찍은 사진은 아래. 정말 영화의 그곳이다! 그곳!
파노라마로 찍어서 뭔가 휘어진 느낌이지만 ^^;;; 아무튼..

터미널에서 빠져나와 계속 걸어서 United Nations(유엔) 본부에 도착했다. 
가는 길에, 유엔 본부를 맞은편에 두고, 한쪽 벽면에 이런 글귀가 보이던데 
ISAIAH라고 해서 누군가 싶었는데, 알고 보니 성경의 한 구절(이사야서(書))이라고 하는구나. 
이 글귀에 담긴 평화의 메시지는 맞은편에 있는 유엔 본부 뜰에 있는 조각상들까지도 이어진다. 
사실 뜰에 있는 조각상 중, 매듭진 총, the Knotted Gun (Non-violence sculpture) 조각을 보고 싶었는데
이미 늦은 시간이라 입장은 불가능했다. 
다만 그냥 울타리 옆에서 보라고 해서 이렇게 사진이나마 찍어 봄.. 
그나마 줌 해서 이 정도..

바깥에서 찍어서 뭔가 총 같지 않은 느낌이지만 ㅠㅠ 실물은 이렇다.(아래 사진 출처는 위키)

유엔 본부는 니콜 키드먼 주연의 영화 <인터프리터>의 배경이 된 장소이기도 한데,
유엔 본부 내부에서는 처음으로 촬영된 영화라고 한다! 
나도 어렸을 때는 통역가나 외교관의 꿈도 잠깐이나마 가져 봤었는데 말이지 ^^;; (젊은 시절의 호기..)
사실 그렇게 되기엔 내가 많이 부족했지만, 
일단 한 군데 정착하지 못하고 여러 나라로 돌아다녀야 하는 건 싫어서 다른 길을 선택했다고 해 두자.. ^^;;;;
그래도 이런 데서 일한다면 과연 어떨까, 하는 생각은 누구나 한 번쯤 해 보지 않을까..
(유엔 본부와 + 더불어 부쓰에 있는 니콜 키드먼 - 출처: http://onthesetofnewyork.com/theinterpreter.html)

실제로 직접 찍은 유엔 본부는 뭐, 비슷한 느낌 ^^; (아래)
아무튼, 입구를 지키던 분께서 내일 아침에 다시 오라며 친절히 시간표를 안내해 주셨지만, 
짧은 일정으로 왔으니 시간이 있으랴.. 
언제일지 모를 다음을 기약하며, 근처의 강변에 가서 기웃거리며 맞은편의 롱아일랜드도 한번 쳐다봐 주고 
해가 저물어 가는 맨해튼 밤거리를 어슬렁거리며, 다시 호텔이 있는 쪽으로 향했다. 


오는 길에는 St. Patrick's Cathedral(세인트 패트릭 대성당)도 잠깐 들러 주고, 
여기는 밤에도 열려 있어서 들어가 봤는데, 정말 내부가 웅장.. 

그리고 근처의 아틀라스(Atlas) 조각상도 한번 봐 주고.. 
동그란 구를 들고 있어서 지구를 떠받치고 있는 것인 줄 알았건만, 
알고 보니 하늘을 짊어지고 있는 것이었군.

돌아오는 뉴욕의 밤거리는 뭐라고 해야 할까, 정말 '뉴욕스럽다, 뉴욕이다.'라는 말로만 설명할 수 있을 것 같았다..

이렇게 해서 도착한 날의 일정은 마감. 
별로 한 게 없다고 할 수도 있겠지만, 그래도 늦은 시간에 도착한 것 치곤 제법 돌아다녔다 싶기도 해서 
뭐 내 딴에는 만족.
그럼 다음 번에는 이어서 둘째 날에 대한 여행 일기를, 언젠가 올리도록 하겠다 ^^; 

by iazen | 2019/07/05 21:04 | 여행 Voyage | 트랙백 | 덧글(0)

[뉴욕 3박 4일 여행기] 출발 편 - 파리 출발 & 뉴욕 도착

2019년 4월 말, 뉴욕 New York 으로 짧게 여행을 다녀왔다. 
이렇게 난생 처음으로 아메리카 대륙에 발을 디디게 되었다!
갔다 와서 기억이 아직 생생할 때 바로 여행기를 쓰고 싶었으나, 
여차여차하다 보니 이제야 쓰게 되네. 
뭐 조금이라도 끄적여 놓으면 좋을 것이라는 조언은 여럿 들었지만 실행에 옮기기는 쉽지 않아서; 
사진을 보면서 기억력을 더듬어 보려 한다. 그러고 보면 사실 다녀온지 채 3개월도 안 됐는데 뭐 ㅎㅎ 
하지만 나이가 들면서 기억력이..흐극..

암튼 그래서 오늘은 출발 편부터, 파리 출발에서 뉴욕 도착까지의 이야기. 
제목에는 [여행기]라고 거창하게 써 놓기는 했지만, 아무래도 일기에 더 가깝지 않을까. 
특히 이번 편에는 뭐 일정이나 이동 동선 같은 게 없기도 하거니와 ^^; 
아무튼 그래서 여행 일기 시작! 


우선 출발 전에 한 일은.. 
0) 아이들을 시댁에 맡기기 위한 일정 사전 조율
1) 호텔과 비행기표 예약 
2) ESTA 신청 
3) 뉴욕 시티패스 구매 / 라이온 킹 예매 
4) 대략적인 일정 짜 보기 
5) 스테이크하우스 예약 

아마 이 정도. 
참, 환전은, 정말 감사히도 친정아빠 찬스로 달러를 하사받아서♡ 따로 할 필요는 없었다. 
(시티패스와 라이온 킹은 위처럼 미리 온라인으로 구매해 놓기도 했고..)
사실 애들 맡겨 두고 가기에 너무 먼 것은 아닌가 고민도 했지만,
여행을 결심하게 된 데 이게 좀 큰 영향을 준 것 같다는 생각도 든다.
가서 잘 쓰고 와야지! 하고,, ^^;; 

뉴욕은, 아직 어린 아이들하고 갔다가는 너무 고생스러울 것 같기도 하고, 
이래저래 각을 재 보았지만, 이번에는 아이들은 맡겨 놓고 둘만 다녀오는 것으로 했다. 
그리고 갔다 와서 느낀 것은 정말 잘했다는 것 ^^;; 
아직은 뉴욕을 즐기기에는 좀 어리다는 생각, 
그러나 아이들이 좀 더 크면 데리고 다시 와 보고 싶다는 생각.. (한 청소년쯤?) 

4월 25일 목요일이 출국이었고, 출발 시간이 오전 9시45분이라, 아침 일찍 나가야 할 것 같아서
아이들은 수요일 저녁 때 시댁에 데려다 주기로 했는데, 
보니까 4월 24일 수요일이 바로 <어벤져스: 엔드 게임> 개봉일인거다! 
암요! 보러 가야지요, 보러 가야 하고말고요! 
그래서 24일 밤에 어벤져스 보러 갔다가, 새벽 1시쯤 들어와서 2시까지 가방 싸고 
여행 전야의 혼란스런 마음으로 잠을 잤는지 어쨌는지 하다가 새벽 5시에 일어나서 추울바알~! 
출발 전부터 피곤.. -_-;; (그러나 어벤져스잖아.. 어쩔 수 없었다고.. ㅎㅎ)


공항에서는>>
참, 그런데 출발 전날, 24일 아침에 인터넷으로 온라인 체크인을 시도했는데 (24시간 전부터 된다고 해서) 
나는 체크인이 됐다고 나오는데, 남편 것은 안 됐다고 나오며, 공항 가서 보라고 이렇게 나와서 
의아해하며 공항에 도착했고, 도착해서는 또 체크인 무인 기계를 쓰라고 해서 해 봤는데, 
인터넷으로도 안 되든 게 무인 기계로도 역시나 될리가 없지.

항공사 도우미 분께 도움을 요청하니,, 공항 검색대를 거친 후에도 출발 직전에 랜덤으로 몇 명을 뽑아서 샅샅이 조사하는 그런 게 있는데, 거기에 걸렸다는 거다, 그래서 아마 안 되는 것 같다며, 
일단은 저기 줄 서서 티켓부터 받으라고 해서 이번에는 직원이 있는 창구로 갔고, 
그 직원은 말하기를, 온라인 체크인이 안 된 것은 2개가 붙은 자리가 없어서 그랬다고... 
(누구 말을 믿어야 하는지?) 
오버 부킹이 되는 경우도 많으니까 꼭 24시간 전에 온라인 체크인을 하라는 조언을 듣고 
(그런데 저 딱 1시간 넘어서, 즉 23시간 전에 했는데요...ㅠ) 
아니면 Expedia 같은 저렴한 홈페이지에서 사지 말고 (그래, Expedia로 샀다..), 자기네 항공사로 직접 좀 더 비싼 티켓을 사면 자리를 미리 지정할 수 있다는 홍보 같은 조언도 들은 후, 서로 멀찍이 떨어진 자리로 지정을 받았다. 

모든 승객이 탑승한 후에, 혹시 바꿀 수 있을지 자리 조정을 해 보라고 하든데, 
타고 났더니 내 옆에 두 분도 동행(친구), 남편 옆의 두 분은 노부부, 
뭐 솔직히 우리는 바로 옆에 앉아 있을 필요가 없다고 느껴서 (어차피 별로 못 자서 자야 하니까..; ) 
그냥 그렇게 출발. 솔직히 불편한 것은 없었지만, 나중에 아이들하고 간다면 다른 방법으로 비행기표 구매를 해야겠다, 싶었다. 

너무 텍스트가 길어져서 넣어 보는 당시 파리 1터미널에서 찍은 공항 사진..
(그나저나 파리 공항 제1터미널, 항상 사람 많고 앉을 자리도 없고 먹을 데도 별로 없고!! 여기다 투덜대 봄..) 

아 참, 아까 무인 기계 옆에서 랜덤으로 조사한다는 거,
그것은 검색대 통과하고, 서류 컨트롤 통과하고, 터미널 안에 들어가서 보니까, 
진짜 다른 게이트 바로 앞에서 몇 명이 신발까지 다 내어 준 채 정말 샅샅이 검사당하고 있는 거였다! 
그래서 '어머머, 저건가봐!' 하면서 언제 남편 이름이 불릴까 안내 방송에 귀를 기울이고 있었는데 
우리가 탈 항공편에서는 안 하더라... -_-;; 
도대체 다른 쪽에서 검사받던 사람들은 뭐였던 것일까? 
의문점을 뒤로 하고 비행기 탑승. 


비행기에서는>>
스낵과 식사를 나눠 준다고 하니, 우선은 바로 안 자고 영화 감상을 했다 -_-; ㅎㅎ
본 영화는 바로 <스파이더맨: 뉴 유니버스> 
이걸 아마 예전에 <베놈>의 쿠키 영상으로 봤던 것 같은데, 솔직히 쿠키 영상만으로는 구미가 당기지 않았는데 
뭐 마땅히 볼 것도 없고, 전날 본 어벤져스의 영향인지 ㅎㅎ 이 영화가 급땡겨서 봤는데, 
일정을 짜면서 인터넷에서 봤던 브루클린 브릿지라든지, 뉴욕의 전경들, 그런 게 마구 보이는 거다! 
그래서 벌써 직접 본 듯 막 신기하기도 했고, 그리고 스토리도 기대 안 했던 것에 비해 재밌었다. 
아니지, 무척 재밌게 봐서, 저쪽 멀리 앉은 남편에게 귀국 편에는 꼭 보라고 추천까지 했다는.. 

그리고 식사는, 내 입맛에는 별로였다.. 사진도 안 찍고, 그저 그런....
그런데 디저트로 아이스크림을 나눠 줘서 먹었는데! 아이스크림은 완전 내 취향이었다; 
꿀과 설탕에 절인 생강(Honey & Stem Ginger)이 들어갔다는데, 
생강에 대한 취향에 따라 호불호가 갈리겠지만, 난 달달한 생강 좋아함ㅋ
그래서 얘는 사진을 아래와 같이 찍어두었다 -_-;; 
생강맛 나는 아이스크림이 있을 거라고는 생각해 보지 못해서 신기하기도 하고 해서 말이지 ㅎㅎ 
(그런데 올 때는 그냥 평범한 바닐라 아이스크림이라 실망 ㅠ)


아무튼, 그렇게 영화 보고, 뒤척뒤척 잠을 좀 잤나 말았나 싶게 졸다가, 책도 읽다가, 
간단한 스낵을 나눠 주기에 먹고 나니 이제 도착 시간. 
(파리 -> 뉴욕은 8시간 정도 소요)
스낵은 굉장히 기름진 따뜻한 빵에 뭔가 치즈와 햄, 버터 등이 들어간 것 같았는데
생긴 것과 달리, 맛있고 든든했다. 역시 기름진 것은.. ㅎㅎ;; 


그럼 이제 기다리는 것은 - 미국 입국 심사!! >>
그런데 그 전에 엄청 기다림 ㅠㅠㅠㅠㅠ 
JFK 공항으로 도착한 게 아니고 Newark(EWR) 공항으로 도착한 거고, 
알아보니 뉴왁(혹은 뉴어크) 공항은 뉴욕이랑은 다른 주인 뉴저지 주에 위치하고 있다고 해서 
JFK 공항보다 사람이 적지 않을까 나름 기대를 하고 갔는데 (게다가 3박이라 부치는 짐도 없었고..) 
우리 비행기 바로 전에 도착한 국제선이 있었나 보다, 사람이 어어엄청 많음... 
바로 앞에 있던 분들이 1시간 기다릴 것 같다고 했는데(이미 미국땅 밟아 보셨던 분들) 
다행히(?) 40분 정도가 걸렸다. 
기다리는 동안, 또 다른 비행기에서 내린 사람들이 뒤로 줄줄이 오더라.

입국 심사는,, 미국 땅은 처음이니까, 출발하기 전에 좀 걱정되기도 했는데, 
솔직히 바로 며칠 뒤 돌아가는 티켓도 있겠다, 거주지(호텔 예약)도 확실하겠다, 뭐 거절 사유가 있겠냐 싶더라. 
여행 준비하면서 보니까, 입국 심사가 까다로운 경우는 특히 돌아가는 티켓이 없다거나 (공부하러 온 학생들이 좀 그렇지 않을까) 뭐 그런 경우에 좀 더 심화 심사를 위해 끌려가기도 한다던데.. 

그리고 혹시 한 명씩 심사를 하나 싶었는데, 
그것도 아니고 그냥 가족별로 심사를 해 줘서 심리적인 부담(?)도 좀 덜했다. 
하긴 두 명뿐이었지만 ESTA도 개인이 아니고 우리는 그룹으로 신청했었기도 하고. 
우리 앞에서도 청소년 자녀를 둔 4인 가족이 한꺼번에 입국 심사를 받더라. 

아무튼 그래서 입국 심사 때 받은 질문은, 지금 생각나는 것은 이 정도: 
- 며칠 머무를 것이냐? 
- 어디 머무를 것이냐? 
- 미국에 거주하는 가족이나 다른 아는 사람이 있는가? 
- 며칠 머무를 것이냐? 
(= 위에도 썼는데 두 번 쓴 이유는 간격을 두고 두 번 물어봐서. 
일부러 그런 건지, 아니면 까먹고 다시 물어본 건지는 모르겠다.)
- 돈(달러)은 얼마나 가지고 있느냐? 

그리고 사진이랑 지문을 찍고 심사를 마쳤다. 
그리고 그때 받은 종이를 다음 관문(?)에서 제출하고 드디어 미국 땅을 밟다. 


그리고 이제 공항에서 호텔로 이동을 해야 하는데 >> 
아, 먼저 일단 물을 한 병 샀다. 
뭐 물은 어차피 마셔야 할 거고, 팁이 필요하게 될 것 같아서 우선 잔돈을 만들기 위해서. 

그리고 공항에서 호텔 이동은 호텔/비행기 예약할 때, Shared Transfer을 미리 예약해 놨기 때문에 
그 Shared shuttle이 있다는 Ground Transportation이었나, 여기로 이동했다. 
바로 표지판이 써 있어서 쉽게 찾을 수 있었음. 

그런데 사용한 후기는, 이 Shared 서비스 정말 비추.
- 미리 예약을 해 놨음에도 도착해서 또 줄을 서야 하는데, 줄이 안 줄어듬ㅠㅠ
- 겨우 기다려서 예약했다고 얘기하니, 또 번호표를 주고 부를 때까지 기다리라고 함ㅠㅠ 
- 버스에 타서도 Shared라 다른 호텔들 먼저 가고 우리 호텔은 제일 마지막에 감..
이건 복불복이긴 하겠지만, 여행 준비하면서 지도에서 봤던 곳이 보이는데, 자꾸 다른 곳으로만 빙빙 돌더라. 
분명히 아까 갔던 길인데 또 가고, 또 가고...
실제로 나중에 다시 확인해 보니, 우리 호텔에서 도보로 10분 거리인데 
이 Shared 버스로는 그 거리를 30~40분만에 온 거였다 (다른 호텔들 들르느라..).

같이 프랑스에서 도착한 한 여성분께서, 인터넷에서 이 서비스가 좋다는 글을 보고 이용했는데, 
아무래도 광고글에 낚인 것 같다며, 다음부터는 절대 이것을 안 이용하겠다고 하시더군.. 
공항에 도착한 시각이 11시 반 조금 전이었는데, 호텔 도착하니까 오후 4시가 조금 안 되어 있었다.

그래도 좋은 점 하나가 있다면, 체크인 시간이 오후 4시였어서 
안 기다리고 그냥 바로 체크인 함 -_- 

아무튼, 다음에 또 오게 된다면 (올지 안 올지 모르지만 아무튼)
Shared 서비스는 다시는 안 이용할 것 같다만, 오게 된다면 좀 시간이 지나 있을 테니 많은 게 바뀌어 있겠지.

차 안에서 이렇게 있던 시간 동안, 그래도 뉴욕에 있다는 것을 이제야 조금씩 실감하면서 사진을 찍기 시작했다. 막 이런 것도(↓) 찍음; 사실 영 이상해서 이걸 왜 찍었지 싶은데 
'와! 미국이다!' 이런 생각으로 그냥 별 생각 없이 찍었던 것 같음 ㅋㅋㅋㅋ
뉴저지에서 이제 맨해튼으로 가는 건데, 뉴저지와 맨해튼, 정말 굉장히 다른 느낌인 것 같다. 
그리고 맨해튼 안에 들어오니 달라지는 분위기.. 
이제 정말 뉴욕이라는 게 실감이 나기 시작한다!
다 소형 버스에서 호텔 도착하기만을 애타게 기다리며 찍은 사진들;


호텔은 7th & 55th에 위치하고 있었는데 1층 외관은 공사중이었지만 위치도 마음에 들었고, 
방은 작았지만 센트럴 파크도 보이고 해서, 뭐 나름 괜찮았다. 
자러 온 거 아니고 관광하러 온 거니 이 정도면 됐지 뭐. 와이파이도 무료고 ㅎㅎ 

방을 안내해 주던 벨보이(보이라고 부르기에는 뭔가 좀 나이가 지긋하셨지만 아무튼 ^^; )가 
우리가 프랑스에서 왔다고 하니, 신이 나서는 이 호텔에 축구 선수 "티에리 앙리"가 예전에 자주 묵었었다며 그 역사(?)를 얘기해 주었다.


그럼 짐을 내려 놓았으니 이제 첫날 시작이다. 
이미 좀 늦은 시각이라 별로 한 것은 없지만, 아무튼, 다음 편은 뉴욕 여행, 그 첫날에 대해서.
참, 이렇게 시작만 써 놓고 몇 달 넘어서 올지도 모릅니다, 읍읍

by iazen | 2019/07/05 05:20 | 여행 Voyage | 트랙백 | 덧글(2)

[영화] 아버지에게 바치는 <생선 쿠스쿠스>

말도 많고 탈도 많은 전처의 집에 복작복작 모인 가족들.
아낌없이 자신을 사랑해 주는 새 연인과 의붓 딸. 
오랫동안 온몸 바쳐 일해온 조선소.
그러나 그 어느 곳에도 더 이상 자신이 있을 곳은 없는 것 같다.

La Graine et Le Mulet (생선 쿠스쿠스)
감독: 압델라티프 케시시

이민 와서 프랑스 남부 항구의 조선소에서 일하면서 그 나름대로 가족들을 먹여 살려왔고, 새로운 땅에서 꿋꿋이 자녀들의 기반이 되며 일어선 것 같았지만, 
이제 늙고 지쳐서 아무짝에도 쓸모가 없어져버린 것만 같은 아버지. 

그러나 그렇게 혼자서만 모든 것을 짊어지려 하지 않아도 괜찮다고,
우리가 여기 있다고, 당신은 혼자가 아니라고, 
그렇게 아버지에게 바치는 영화 <생선 쿠스쿠스> 
이는 영화 엔딩 장면에서도 직접적으로 말해 준다 (A mon père).
사실 케시시 감독이 이 영화의 시나리오를 생각했을 90년대, 주인공 역은 이미 자신의 아버지로 설정해 두었으나,
재정적인 이유로 후원을 받은 다른 작품들을 먼저 진행하게 되었고, 
그 사이에 안타깝게도 아버지는 돌아가시게 되었다. 
그래서 그의 전작에서 함께했던 Mustafa Adouani가 주인공 역할을 맡아 할 예정이었으나, 
병으로 더 이상 촬영이 불가능해졌고, 
그러다가 아버지의 친구였던 이 영화의 주인공, Habib Boufares에게 연락을 하게 된 것이다 (allocine.fr). 
(그리고 위 화면의 Francis Arnaud는 이 영화에서 주인공을 해고하는 사장님 역할을 맡은 배우,
영화 촬영 후 얼마 되지 않아 Mustafa Adouani와 마찬가지로 유명을 달리했다..)


영화는 사실 마치 휴먼 다큐멘터리처럼, 인생의 굴곡을 보여주며 소소하게 흘러가는 것만 같다.
배우들은 어디서나 평범하게 볼 수 있을 것만 같은 사람들.
그들이 모여서 생선 쿠스쿠스를 먹는 장면이 클로즈업 될 때, 
예쁘다고 할 수 없는 사람들이 깔끔하지 않게 먹는 장면들은, 아름다운 것을 보여주려는 다른 영화에 비해 굉장히 색다른 느낌이었다.
쿠스쿠스는 graine, 곡물 가루 알갱이(?)가 주된 재료 중 하나이기 때문에, 알갱이들이 이리저리 흩어지기 마련이고, 전통대로라면 손으로 먹기 때문에 (영화에서는 아마 어머니(주인공 전처)만 손으로 먹었던 것으로 기억된다만) 보기에 깔끔하게 먹기란 힘들 것이다.. 
래서 가끔 부담스럽게까지 느껴지는, 화면에 크게 잡히는 그런 평범한 얼굴들 때문에 더 영화보다는 휴먼 다큐 같다는 생각이 처음에는 들었었다. 

실제로 주인공역으로 발탁된 아버지의 친구분은 사실 배우가 아니었다. 배우가 될 생각조차 없었다. 
그래서 제안을 처음에는 고사했었지만, 과묵한 성격의 이민자라는 그의 배경이 주인공과 똑같다는
감독의 설득으로 이렇게 영화가 나오게 된 것이다. 
그래서 아마도 더 휴먼 다큐처럼 느껴졌던 것 같기도 하다. 
과묵하지만 공허한 표정. 말은 하지 않지만 외롭다는 느낌. 그는 정말 그 모든 것을 직접 겪은 사람이었다. 

그렇지만 어쨌든 이 작품은 휴먼 다큐가 아니라 영화이고, 
영화가 진행되면서, 어떻게 진행될지 계속 궁금해졌다.
눈을 떼지 못하게 하는 무언가가 이 영화에는 있다. 

물론 나는 영화를 보면서 눈을 떼긴 했지만, 전혀 자의가 아니었었다 ㅠ
사실 작년, 아이들 방학 직전, 12월 21일 금요일 오후, 아이들이 학교에 가 있는 동안 짬을 내어 이 영화를 관람했고, 
1시간 정도가 남았을 때 (아이들을 데리러 가야 할 때까지의 시간도 마침 1시간 정도가 남아서 딱 좋다고 생각했을 때)
큰애 학교에서 전화가 와서, 애가 얼굴이 창백하고 계속 화장실을 가서 데리러 오는 게 좋을 것 같다고 연락을 받아서.. 그렇게 중간에 멈추어야 했었고, 2주간의 아이들 방학이 끝나고 난 뒤, 어제 월요일, 1월 7일 오전에 바로 남은 1시간을 이어서 보게 되었다. 

막 엄청난 사건이 일어나는 것도 아닌데 (아무튼 중간 부분 기준에서는) 그렇게 흥미롭고, 
그렇게 궁금하고, 2주가 지난 후에도 마저 이어서 보고 싶은 그런 영화였다. 
어제 보기를 잘했지, 밤새 작은애가 아파서 오늘 학교를 쉬었다. 애들은 방학 때는 팔팔하다가 왜 개학을 하면 아플까...


2주를 기다리는 동안, 영화에 대해 찾아보니, 많은 사람들이 Rym 역할을 맡은 '합시아 헤지 Hafsia Herzi'의 벨리 댄스 장면이 이 영화의 백미라고 그렇게들 이야기하는 것을 읽을 수 있었는데,
정말 끝 부분에 나오는 댄스 장면은 영화의 하이라이트였다.
사실적이고 관능적인 것 같으면서도, Rym의 털털하고 순수한 성격 때문에 자극적이라기보다는, 온몸으로 하는 노력이 엿보이는 그런 장면이었다. 
이 장면 촬영에 5일이나 걸렸고, 발목 부상에도 혼신의 힘을 다해 탄생된 장면. 
장면 연결을 위해 밤에 먹어야만 했었다고도 한다.
인상적인 이 장면은 영어판 DVD 표지에 잘 드러나 있다. 똑같다!
참, 이 부분에서 Rym의 어머니가 자리를 뜨는 장면이 있는데, 
나는 어머니로서 딸이 단정치 못한 차림(?)으로 관능적이라고 할 수 있는 춤을 추는 게 보기 싫어서 나가는 건가, 모녀 사이의 갈등인가 하며 걱정했는데, 사실은 어머니도 자기 나름대로 도움을 주려고 나간 것임을 뒤늦게 알 수 있었다... ^^; 
다시 생각해 보니, 이런 게 문화 차이인가, 싶다. 

거의 여주인공이라고 할 수 있을 Rym은, 처음에는 마찬가지로 평범해 보였지만 
(오히려 앞 부분에 많이 나오는 주인공의 큰딸래미가, 목소리도 그렇고, 마리옹 꼬띠아르를 닮았다고 생각했다;; )
보면 볼수록 매력에 빠져 든다.
이 소녀는 프랑스 남부의 억양이 강한 사투리로 구수하게 말하는데, 
그래서 그런지 더 친근하게 느껴졌다.


영화의 원제는 La Graine et Le Mulet.
여기서의 Graine은 물론 쿠스쿠스의 그 곡식 가루 알갱이를 나타내지만, 원래 뜻은 '씨, 종자', 그러니까 앞으로 커 나갈 수 있는 그런 원천이 되는 것이라 할 수 있겠다.
Mulet는 생선의 한 종류인데, 인터넷 사전을 찾아보니 '숭어'라고 나온다. 
그러나 원래 Mulet의 잘 알려진 첫 번째 뜻은 '노새'이다. 실제로 Google에 'Mulet'를 쳐 보면, 노새의 사진이 떡하니 나온다. 그래서 영화를 보기 전까지는 당연히 '노새'를 뜻하는 것인 줄 알았는데, 
영화 초반에서 친절하게 이 부분을 짚어 준다. 바로 갓 잡은 물고기를 보면서 이게 "Mulet"라고 말해 준다.
그때 드는 생각이, mulet가 생선의 한 종류라면, 이 영화 한국어 제목은 <생선 쿠스쿠스>라고 하면 되겠다!
싶었는데 정말 한국어 영화 제목이 '생선 쿠스쿠스'라서 좀 뿌듯했다 -_-; ㅎㅎ

여기서 올려보는 생선 쿠스쿠스 이미지.
(사진의 생선은 mulet는 아니고 dorade (도미의 한 종류인 것 같다)

감상문을 여러 번 이어쓰니 집중이 잘 안 된다..
여기서 마치고, 혹시 생각나는 게 있다면 나중에 덧붙이자. 

마무리로, 위의 주요 감상 이외에, 곁다리로 이 영화에서 새삼 느낀 게 있다면: 
- 춤 같은 것은 배워 두면 쓸 데가 있다. 
- 역시 불륜은 여러 인생을 파탄낸다. 
- 같은 부모 아래서 똑같이 컸을 텐데, 모두 다르다. 자식도 자식 나름인 건가. 
- 이민자(혹은 망명자) 1세대의 아버지, 당시 가족들을 이끌고 온 가장의 고초는 참 큰 것 같다.
이 정도일까나.

갑자기 쿠스쿠스가 먹고 싶어지는 날이다.

by iazen | 2019/01/08 23:13 | 영화 Cinema | 트랙백 | 덧글(0)

[영화] 호텔 르완다 - 사람의 잔인함. 현실의 씁쓸함.

르완다 집단 학살: 
르완다 집단학살(Genocide in Rwanda)이란 1994년 르완다에서 르완다 내전중에 벌어진 후투족에 의한 투치족과 후투족 중도파들의 집단 학살을 말한다. 4월 6일부터 7월 중순까지 약 100여일간 최소 50만명이 살해당했으며, 대부분의 인권 단체들은 약 80만명에서 100만명이 살해당했다고 주장한다. 이 수치는 당시 투치족의 약 7할, 전체 르완다 인구의 약 2할에 해당한다. 현재 르완다 정부는 이 학살에서 100일 동안 1,174,000명이 살해당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으며 이것은 1일당 1만명, 1시간당 400명, 1분당 7명이 살해당한 것과 같다. (Wikipedia)
호텔 르완다(2004) 

바로 이 르완다 학살, 실화를 바탕으로 한 영화이다. 
르완다 학살에 대해서 들어는 보았지만, 이 영화를 보기 전까지는 그냥 멀게만 느껴졌었는데,
영화를 본 지금은, 그 잔인함에 정말 치가 떨리고, 
인간이 어떻게 같은 인간에게 이런 일을 저지를 수가 있는 것인지 경악스럽기만 하다. 

특히 호텔의 식량을 비축하기 위해 후투족의 진영에 왔다가 돌아가는 길. 
유난히 울퉁불퉁했던 그 길의 진실을 알게되었을 때는 정말 토가 나올 것만 같았다. 
유난히 잊혀지지 않는 장면이다.


투치족(Tutsi)과 후투족(Hutu). 
투치는 후투족에 비해 소수 민족이었는데 
(출처: http://44226196.weebly.com/hutu-vs-tutsi.html)

벨기에가 르완다에 식민 정책을 펼칠 때, 당연히 수가 많은 쪽에 힘을 주기보다는 (전복의 위협 등이 있을 터이니)
수가 적은 투치족을 식민 관리로 뽑았고, 
그때부터 싹튼 두 종족 간의 갈등은 벨기에가 떠나고 난 뒤에는 걷잡을 수가 없었다. 

후투족과 투치족 구별이 쉬운가.
어떻게 짧은 시간에 투치족을 골라 죽일 수 있었을까.
(위 도표와 동일 출처)
우선 육안으로 어느 정도 구별이 된다.
(투치족의 경우, 백인의 얼굴형과 체형에 좀 더 가깝고 피부색도 조금 더 밝다) 
그러나 물론 분간이 어려운 사람도 있을 터라, 면식이 있는 사이, 서로 아는 사이에 죽였을 것이라고 한다...


물론 빌미를 준 것은 유럽 식민정부일지라도, 그 종족들의 잘못이 없다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영화에서도 보여주고 있듯이, 르완다 내전에 대한 국제사회의 대응은 너무 미적지근했다. 
UN의 국제연합군의 무력함. 
실제로 영화를 보기 얼마 전에 읽어 본 기사에서 세네갈의 마키 살 대통령이 아프리카 안보-평화 포럼에서 
국제 연합군이 있는데도 아무것도 하지 못하고, 언제까지고 명령만을 기다리고만 있는, 무용지물과도 같은 그들의 임무에 대해 언급을 하면서, 좀 더 실용적인 방안이 필요할 것이라고 언급한 글을 보았었는데, 
정말 보면서 답답함을 느끼지 않을 수 없었다. 
실제로 현장에 있는 국제 연합군은 어떻게 느꼈을까. 
도와주고 싶지만, 어떻게든 대책을 마련해 주고 싶지만, 명령만을 따라야 하기에 무력감, 책임감 등등, 그 사이에서 갈등이 많았을 것이리라. 

그리고 국적만을 보고 백인만 먼저 콕콕 집어 데려가는 장면. 
자국민을 지켜야 한다는 각국의 입장은 충분히 이해가 간다만.
예를 들어서, 대한민국 국민이 해외 어디선가 도움이 필요한 상황이라면 우리나라가 가서 자국민을 빼내온다면 우리나라 사람으로는 환영할 일이겠지만 (이게 인간의 이기심인가).
그렇지만 굉장히 씁쓸했다...

나는 한국인이고, 프랑스에서 거주한 지 이제 좀 되었지만, 프랑스 국적을 취득할 생각은 (아무튼 아직까지는) 없다. 
그런데 프랑스에서 태어난 아이들은 신청 같은 걸 하지 않았어도 자연스럽게 프랑스 국적자가 되었다. 
그리고 이 영화는 갑자기 이런 쓸데없는 걱정을 하게끔 해 주었다. 
만약에, 만에 하나, 이런 상황이 되어, 프랑스 국적자만 도피할 수 있다면, 
당연히 아이들을 위해서 도피하게 해야겠지만, 그럼 떨어질 수밖에 없는 것일까. 
다시 볼 수 있다는 기약이 없이 그렇게 해야만 하는 상황이 온다면 정말이지 너무 가슴이 찢어지지 않을까. 

아무튼, 그래서, 너도 나도 같은 인간인데, 누구는 도피할 수 있고, 누구는 남아 있어야만 하고, 
그런 이기적인 현실이, 국제 사회의 반응이 씁쓸했다. 

이런 게 해외의 뉴스에 나간다면, 뉴스 한 켠에 
'르완다에서 많은 사람들이 죽어가고 있어요. 아, 안타깝네요. 다음 뉴스!' 이렇게 하고 넘어가는 게 현실인 것 같아서 두렵다. 
(이런 대화 내용이 이 영화에서 나온 것인지, 직후에 본 <블러드 다이아몬드>에서 나온 것인지 모르겠다. 
쓰고 보니 <블러드 다이아몬드>에서는 확실히 나온 것 같다; 여기서도 나왔었나? 
그러고 보니 내가 블러드 다이아몬드도 봤구나... 그새 까먹고 있었다)

참고로 영화의 배경이 되는 호텔 - 밀 콜린스 (L'Hôtel des Mille Collines)는 아직도 변함없이 운영되고 있는 호텔이다.
그러나 예산 문제로 실제로 영화는 여기서 촬영되지는 않았다고 한다.
(사진 출처: lemonde.fr)


르완다 학살을 다룬 영화는 많지만, 그래도 제법 유명한 게 이거라서, 유명한 만큼 말도 많은 것 같다. 
뭐, 실화를 바탕으로 했지만, 주인공인 '폴 루세사바기나'는 영화에서 보이듯이 그렇게 영웅적이지 않았다, 라든지 
아니면 이것보다는 르완다 내전을 더 사실적으로 다룬 좋은 영화들이 많다, 라든지. 

그렇지만 어쨌든 다른 덜 알려진 영화들보다는, 흥행에는 제 나름대로 성공했기에,
그냥 넘어갔을 사실에 대해 사람들이 찾아보게끔 하고, 다시 한번 짚고 넘어가게 했다는 점에서 순기능을 했다고 본다. 
실제로 '폴 루세사바기나'는 이 내용에 대해 다큐멘터리 같은 걸 제작하는 게 어떻겠냐는 제의를 받았었지만, 이를 훨씬 많은 사람에게 알리고 싶어서 거절을 했었다고 한다. 

역사는 땅에 덮어 묻어두는 게 아니라, 낱낱이 파헤쳐야 한다. 
그것을 바탕으로 더 좋은 미래로 나아갈 수 있도록. 
이런 일이 발생했다는 데서 경악했고, 다시는 발생하지 않기를 바란다. 
그런데 시리아에서 미군이 철수하는 등, 서방 국가의 세력이 미치던 곳에, 아니면 국제 사회의 세력이 미치던 곳에 갑자기 부재가 발생한다면, 장소와 시대는 다르더라도, 어디선가 또 다른 학살이 일어나지는 않을까. 
그러나 국제 사회가 어디까지, 언제까지나 개입할 수만은 없는 현실이니, 스스로 일어나야 할 힘을 길러야 할 텐데, 불안정안 현실에 아직 갈 길이 멀구나. 

by iazen | 2019/01/04 22:09 | 영화 Cinema | 트랙백 | 덧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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