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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 감상] 아프리카인(L'Africain) - 르 클레지오

오랜만에 올리는 글은 독서 감상문. 
사실 이 책을 시작한 게 작년 여름 휴가 때. 
페이지 수도 얼마 안 되고, 중간중간에 사진도 들어가 있고 해서 진짜 금방 읽을 줄 알았는데 
뭐가 그리 바빴는지, 읽다 말다 읽다 말다 하다 보니 1년이나 걸렸다. 
실제 읽은 시간은 그리 길지 않겠지만, 한번 손을 놓으면 다시 잡기까지 왜 그리 어려운 건지. 
읽을 책은 많고 시간은 오래 걸리고,, 이거 참.. 조바심 난다. 

아무튼 매번 그러하듯이 책을 읽으면 다음 책을 집어들기 전에 빨리 감상문부터 써야 한다. 
안 그러면 까먹으니까. 
줄거리를 까먹는 것도 그렇지만, 마지막 페이지를 탁 덮었을 때 말로 설명할 수 없어도 
느낀 그 무언가가 날라가 버리기 전에 쓰려고 노력하는데... 
과연 이 글은 언제 마무리할지, 참 쓰면서도 자신이 없다 ^^;;; 

그래도 시작해 보자. 
이번 책은 르 클레지오(Le Clézio)의 아프리카인(L'Africain). 


글 쓰는 재주는 여전히 없다 보니 ^^;; 챕터별로 이번에도 쉽게 쉽게 쓰려고 하는데 
그전에 전체적으로 느낀 점을 먼저 쓰자면... 
굉장히 서정적이고, 아름답고, 그리고 특히 말로는 무어라 설명할 수 없는 그리움이 물씬 느껴졌다. 
내 부모님, 내 어린 시절 등등...
이 감상문을 쓰는 시점에는 갑자기 내가 어린 시절(국민학교 때..) 살던 동네의 그 풍경, 햇살이 저물어가던 어느 저녁 날 집앞에서 동네 친구들과 어울리던 그때가 떠오른다...


아프리카를 배경으로 한 책을 조금이나마 읽어 봤지만, 
이 책은 뭔가 또 새로운 시선으로 쓴 것이 느껴져 좋았다. 
현지인도 아니면서 외지인도 아닌 사람이 쓴 글이라 그럴까. 

책의 앞부분에서는 특히 아프리카에 대한 이야기가 많이 나온다. 
그래서 미지의 세계를 방문하는 듯 신기한 시선으로 바라볼 수 있지만, 
읽다 보면, 사실 이 책은 단순한 아프리카 얘기를 넘어서 저자의 아버지에 대한 얘기를 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고, 
그리고 아버지의 자취를 따라가며 우리는 저자와 함께 아버지의 삶을 이해하고 직접 느낄 수 있게 된다. 


난 사실 아프리카인이 저자의 아버지를 얘기하고 있는 거라는 사실을 책 앞부분에서는 알지 못했다. 
그러나 저자가 들려주는 아버지의 이야기를 들으며 
이렇게 나중에 위와 같은 내용을 접하니 깨달음에 무릎을 탁 치게 되더라! 
(위 내용은 인터넷 서점에서 발췌해 온 내용..) 

이 책을 통해서, 좀 늦었더라도 저자가 아버지와의 관계에서 마음의 평온을 찾았기를 바라며.. 
아니, 마음의 평온을 찾은 거라 확신하며.. 

그럼 이제 챕터별로, 책을 읽으면서 끄적여 놓은 것들을 아래 옮겨 놓아 본다. 
그냥 그때그때 읽다가 끄적여 놓아서 글에 두서가 없지만.. 
그래도 안 적어 놓는 것보다야 낫겠지 싶어서 ㅎㅎ 
사실 옮기면서 다시 읽어보고 다듬어 보고도 싶었지만, 요새 눈이 안 좋아서.. ㅠㅠ
아무튼 그냥 가 보자..! 


1) Le corps 

첫 느낌은 일단 묘사가 굉장히 생생하다는 것. 
이 책을 읽는 나는 분명 어른인데, 다시 아이가 되어 아이가 느낀 그대로를 느낄 수 있는 것 같달까. 
저자가 묘사한 아프리카 대륙의 그곳들에 내가 가 본 적은 없지만, 
그래도 여러 책들을 읽으면서 주워들은 게 이제는 있다 보니, 
아프리카를 잘 몰랐을 때 읽었다면 그런 생생함을 느끼지 못했었을 것 같아서, 
지금 읽어서 차라리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 

L'Afrique, c'était le corps plutôt que le visage. (p.16)

전쟁 동안 프랑스에서 숨어서 숨막히게 살다가 아프리카에 도착한 후, 
몸으로 느끼는 그 모든 것. 아름답고 위험한 자연 그대로. 

J'ai vécu les moments de ma vie sauvage, libre, presque dangereuse (p.24)


2) Termites, fourmis, etc. 

희열에 차올라서 흰개미집을 부순 기억. 
흰개미와는 달리 무서운 개미에게 당한 기억.

개미말고도 많은 곤충..바퀴벌레, 전갈..그리고 곤충들의 복수..프랑스와는 대조되는 밤 풍경..

읽고 있으니 모기장 안에서 창밖 덧문에 부딪히는 나방들의 소리가 들리는 듯하다. 그 열기가 느껴지는 듯하다. 

--여기서 올려 보는 흰개미집 사진 하나.. 
사람이 옆에 쪼그맣게 나와 있는 거대한 흰개미집 사진도 많던데, 아무튼 혹시 모르니 위키에서 가져옴.. 


3) L'Africain 

아버지는 아프리카 오지에서 군의사로 복무유럽 전쟁 동안에 가족들과 보지 못하고 지냄.
전쟁으로 서로 죽이는 마당에 아버지는 정작 살리는 일을 묵묵히 해냄.
그러나 아버지는 여기에 대해 침묵.
 
저자가 어렸을 때는 전쟁 때라 남자가 없는, 여자와 노인들만 있는 삶이 평범한 삶 같았음. 
 
Ogoja에서 아버지를 처음 봣을 때 굉장히 낯설음..
Ce n'est pas l'Afrique qui m'a causé un choc, mais la découverte de ce père inconnu, étrange, possiblement dangereux. (p. 52)

굉장히 자유로운 분위기에서 살다가 엄격한 아버지와 만나니 갖은 충돌이... 
전쟁 때문일까, 아프리카 때문일까, 아이들(저자를 포함한)은 아빠를 사랑하기보다는 두려운 존재처럼 느끼게 됨.

이 세 번째 챕터를 마치며 드디어 아프리카인 = 아버지였구나! 를 깨닫게 되었다.. 


4) De Georgetown à Victoria 

이제부터 본격적으로 아버지 얘기가 시작된다. 

아버지는 Ile Maurice에서 태어난 이후 (현지인은 아니고 Bretagne에서 이주한 가족에서) 
런던에서 장학금으로 의사 공부를 하다가 
Georgetown으로 떠나게 됨 (집안에 여유가 없어서 자금상 개인 의사가 힘들 것이라는 판단 + prétexte à rompre avec la société européenne)

그런데 앞에서도 아프리카만 언급하고 그래서.. 
Georgetown이 막연히 아프리카라고 생각했는데.. 지리 헛 공부했다... 
어느 정도 읽다가 너무 이상해서 찾아보니 Georgetown은 아프리카가 아니구나..;;; 
남아메리카에 있는 곳이다. Guyane, 가이아나의 수도로 남아메리카에 있는 곳이다 (프랑스령 기아나 옆)
여기는 영국령이었어서 인도인이 많이 유입되었다. 

여기서 추가해 보는 조지타운 위치.. ^^; (구글 맵)


아버지는 가이아나에서 이후에는 서아프리카로 이동하는데, 
아버지가 했던 그 여정을, 그 자취를 아들(저자)이 따라가면서 아버지를 서서히 이해해 나간다. 
이처럼 다른 세계로 여행을 떠났을 때야 비로소 아들도 아버지가 느꼈을 감정을 깨닫게 된다.. 

가이아나에서의 일들은 산책처럼 오히려 가벼웠고, 
아프리카에 있는 동안 질병, 부족한 약, 방대한 관할 구역 등등.. 서서히 힘에 부쳐 간다... 

(d'abord) l'amour et l'aventure
... puis la solitude et l'angoisse de la guerre, jusqu'à l'usure, jusqu'à l'amertume des derniers instants (p.64)


아버지가 나중에 아프리카를 떠나 유럽에 돌아와서도 
아프리카에서 사용했던 빛바랜 별것도 아닌 물건들을 생의 마지막 순간까지 소중히 간직했다. 
- 마치 마음만은 그때의 아프리카를 떠나지 않은 것처럼...
외과용 수술 도구를 주방에서 사용하시기도 하고 ㅎㅎ 

아무튼 그렇게 아프리카에서의 습관을 유지하셨다. 꼼꼼함. 작은 것 하나하나에도. 
C'est ainsi que je le vois à la fin de sa vie. Non plus l'aventurier ni le militaire inflexible. Mais un vieil homme dépaysé, exilé de sa vie et sa passion, un survivant. (p.67)

처음 아버지가 보았을 아프리카는 전형적인 식민지하, 
마치 유럽의 연장선(extension) 같았다고 할까? 
백인들을 위한 곳이 생기고(zone propre, luxe, privilégiée) 
-> 그다음에는 유럽인화된 현지인들 (백인을 위해 일하는) 
-> 그리고 그 외곽에는 무수한 아프리카인들... 

아마 아버지는 거들먹거리는 백인 사회가 싫었을 것이다.. 

참, 어머니는 아버지의 cousine germaine이었는데, 
** 책 내용과는 별개로 좀 추가하자면: 
cousin germain은 아버지나 어머니의 형제자매의 자녀, 즉 할아버지가 같은 사이이고, 
프랑스에서 cousin germain 사이의 결혼은 법적으로는 허가가 되는 것으로 알고 있다.. (그러나 아마 교회에서는 특별히 허가 받지 않는 한 안 되는 듯?) 
남편이 어렸을 때 누군가가 "쟤는 나의 cousine germaine이야."라고 해서 
사촌 이름이 Germaine인 줄 알았다고... 나중에 알고 보니까 cousin germain이 한 단어였다고.. 
아무튼 이 이야기를 들은 후 이제는 낯설지 않은 단어 ㅎㅎ 


다시 책 내용으로 돌아와, 
아프리카 사람들은 야만인이 아니냐는 다른 사람들 반응에 어머니가 대답한 것: 
Ils ne sont pas plus sauvages que les gens à Paris!
파리 사람들보다 더 야만적이진 않아! 
정말 수긍했던 그 대답 ㅋㅋ
같은 프랑스인들도 지방에서는 파리 사람들 무서워 하는 사람들도 있다고.. ㅋㅋ 


부모님이 아프리카에서 살며 구매한 가구들은 부모님을 따라 어디든 함께 이동했고, 
나중에는 물론 프랑스까지 가져온 그 가구들 한가운데서 저자는 자라나며, 
따라서 그런 아프리카식 가구들이 저자의 눈에는 전혀 이국적인 게 아니었다. 
그런 아프리카식 가구, 장식 등등은 그곳에서의 부모님의 삶을 들려 주는 것들. 
즉 그(저자)에게는 quelques choses vivantes - 무언가 살아 있는 것들이었고. 
그러나 어떤 이에게는 아트art라고 불리는 그냥 죽은 껍데기(la peau morte)일 뿐이라는 것을 알게 됐을 때, 놀라움과 분개의 감정을 느끼기도 했다... 

아무튼 이 챕터에 나온 자연은 굉장히 생생했다.. 
un endroit presque vierge (p.71)
..retrouver quelque chose de l'innocence perdue (p.71)

++ 그리고 70페이지에 언급된 André Gide의 "Voyage au Congo"도 언젠가 읽어 보고 싶다는 생각. 
메모. 메모. 


5) Banso 

이제 아버지는 추억이 가득했던 위 4장의 첫 집을 떠나, 병원이 지어질 고지대 Banso로 향하게 된다. 
아버지가 담당하게 될 구역은 무척이나 방대했고, 
아버지는 직접 지도를 만들었다 - 거리는 km가 아니라, 몇 날, 몇 시간을 걸어야 갈 수 있는지로 표시가 되었다. 
(이러한 부분에서 왠지 아프리카 오지를 돌아다니던 비라고 디오프가 떠올랐다... 물론 수의사이긴 했지만 )

책의 제일 앞머리에 들어 있는 Banso의 지도
책에 들어 있는 사진들 다 좋았다

사실 이번 장에서 묘사되는 아프리카는 너무도 아름답고 경외적인 것만 같아서.. 
이것도 오리엔탈리즘의 일종으로 볼 수 있지 않을까 의문도 던져 보았는데 
(이런 의문 자체가 너무 삐딱한 시선일까? ^^; ) 
그런데 그곳에서 직접 오랫동안 일생을 보낸 아버지의 애정이 너무나도 느껴져서 
그건 전혀 아닐 거라는 대답을 스스로 내놓을 수 있었다.. 

아무튼 저자도 아프리카에서 어머니와 행복한 한때를 보내던 아버지가 느꼈던 것들을 자신도 사진과 자신만의 경험을 통해 직시하고 있는 듯하다.. 

Mon père et ma mère y ressentent une liberté qu'ils n'ont jamais connue ailleurs. (p.83)
Afrique à la fois sauvage et très humaine (p.89)


6) Ogoja de rage

그러나 그런 깊숙한 아프리카까지도 전쟁이 영향을 미치게 된다... 
전쟁 전의 아버지와 전쟁 후의 아버지는 전혀 다른 사람.
(* 여기서 전쟁은 2차 세계 대전)
아프리카를 son pays d'adoption (그를 입양한 국가)라고도 표현했었는데.
..comme si tout ce passé avait disparu. C'est donc la guerre qui a cassé le rêve africain de mon père. (p.94)

어머니는 출산하러 프랑스로. 
아버지는 다시 아프리카로. 
그러나 그사이에 발발한 전쟁, 자유롭던 아프리카는 마치 덫과 같았다. 
어머니, 자식들에 대한 소식은 더 이상 들을 수 없었고, 어떻게든 프랑스로 가 보려 했지만 다시 잡혀 돌아가야만 했던 아버지...
A partir de cet échec, l'Afrique n'a plus pour lui le même goût de liberté. (p.97)

전쟁 동안 가족들의 소식 없이 그렇게 긴 시간을 홀로 살게 된 아버지.. 일에만 집착하게 된다. 
예전에 그토록 가깝게 느꼈던 아프리카인들이었는데, 
사실은 자신과 같은 유럽인 의사도, 아프리카인들의 눈에는 경찰이나 군인처럼 한낱 식민 지배인의 일부에 불과한 것이라는 걸 비로소 알게 된다... 
전쟁으로 인한 이런 고립이 아버지를 특히 더 염세주의자로 만들었다.. 
다시 해야 한다면, 의사보다는 수의사가 되고 싶다고.. 
(- 또 여기서 떠오른 생각은, 비라고 디오프는 수의사였기에 인간애를 잃지 않았던 게 아닐까 싶기도 하고 ^^;; ) 

게다가 이곳 Ogoja는 폭력적인 일면도 많았다.
부족 간 전쟁, 식인에 대한 루머, 살해된 시체들의 부검... 
Ce métier qu'il a exercé dans l'enthousiasme devient peu à peu accablant, dans la chaleur, l'humidité de la rivière, la solitude du bout du monde. (p.102-103)
Quel homme est-on quand on a vécu cela? (p.104)


7) L'oubli

1948년에 내가(저자가) 만난 아빠는 이런 상태였던 것이다.. 이방인, 적(ennemi) 같은 느낌..

Banso, Bamenda에서 행복했던 아버지, 그러나 바로 그 같은 대륙이 가족과의 삶, 사랑을 빼앗아 갔다. 

저자는 당시 아빠를 이해하지 못한 것을 후회할지 모르지만, 8살 소년이 어찌 이해할 수 있었을까. 
갑자기 아버지란 사람과 만났고, 그는 엄격하기가 그지 없었다. 

아프리카에서 보낸 22년의 세월은 식민이라는 것에 대해 아버지의 마음 속에 증오를 심어 놓는다. 
그리고 아버지는 서구의 영향, 근대화로 예전의 가치를 잃고 변화하는 아프리카를 보게 된다.. 
La guerre civile devient une affaire mondiale, une guerre entre civilisations. (p.115)
(-- 갑자기 이 부분에서는 책의 분위기가 역사 이야기를 들려 주는 쪽으로 바뀐 느낌이었다 ^^;; ) 

또한 참혹한 나이지리아의 비아프라(Biafra) 전쟁. 
자신이 인상 깊었던 어린 시절을 보낸 곳이 이제는 전 세계에 슬픈 이미지로 보여지게 되는 상황이 된 것이다..

** 비아프라 (출처: 위키 백과)
비아프라(Biafra) 또는 비아프라 공화국은 1967년에 나이지리아의 남동부의 동부주가 분리독립을 선언함에 따라 수립된 이그보(Igbo, 이보 Ibo)족[1]을 주체로 한 국가이다. 1967년 5월 30일부터 1970년 1월 15일까지 존립했다.
이그보족에 의한 분리 독립 운동은 나이지리아의 여러 민족간에 존재하는 경제적, 민족적, 문화적, 종교적 긴장때문에 발생했으며, 국가명 비아프라는 대서양과 접한 나이지리아 남부의 만인 비아프라만(보니만)에서 가져온 것이다. 분리독립운동은 나이지리아 내전(內戰)에 한 원인을 제공했으며, 동(同)내전은 달리 나이지리아-비아프라 전쟁으로 불리기도 한다.
-- 본문(p.117)에 소개된 치누아 아체베의 시 "Noel au Biafra"도 다시 찾아 읽어 보고 싶다. 


아무튼 저자가 어린 시절 아프리카에서 느꼈던 자유, 경험은 그의 안에 여전히 살아 있다. 
그리고 그는 이 글을 쓰며 이해한다. 그러한 기억은 저자만의 고유한 기억이 아니라, 저자가 이미 태어나기도 전의 아버지와 어머니의 기억이라는 것을. 
아프리카에서는 잉태됐을 때부터 삶이 시작된다.. 
C'est en l'écrivant que je le comprends, maintenant. Cette mémoire n'est pas seulement la mienne. elle est aussi la mémoire du temps qui a précédé ma naissance, lorsque mon père et ma mère marchaient ensemble sur les routes du haut pays, dans les royaumes de l'ouest du Cameroun. (p.122-123)


아무튼 그랬다, 아프리카인이 된 아버지. 
내가 잉태된 순간, 내가 태어난 순간 나를 안아 주던 아프리카인 어머니. 
L'Africain.

by iazen | 2021/07/08 23:05 | 독서 Bonne lecture | 트랙백 | 덧글(0)

얼려두었던 자두로 타르트를 구웠다

지난 여름에, 아니 여름이 끝나갈 무렵이었었나? 
시골에서 수확한 자두를 좀 얻었는데, 
바로 먹지는 않고 잘라서 씨를 빼낸 후 냉동해 두었었더랬다. 

그리고 마침 사 두었던 타르트 생지가 유효 기간이 다 되어가서 
겸사겸사 얼려두었던 자두로 타르트를 구워 보았다. 

보통 자두는 프랑스어로 prune[프륀]이라고 하는데 
그런데 얘는 quetsche[크웻치]라고 하는 거다! 
그런데 생긴 게 아주 자두랑 비슷한데 prune이 아니라 quetsche란다, 자꾸... 
(구글 이미지에 나오는 Quetsche 사진)

그래서 검색해 보니, quetsche(혹은 prune de Damas라고도 불린다 함)는 
일반적으로 동글동글한 자두와는 달리 좀 더 길쭉한 모양이고, 
그냥 먹어도 물론 맛있긴 하지만 즙이 덜해서 보통 잼이나 타르트, 과일 퓌레 등등으로 많이 쓰인다고 한다. 
이게 특히 프랑스 동부의 알자스나 로렌 지역에서 많이 재배된다는데 
그래서 이름이 이렇게 특이한가 보다 싶기도 했다, quetsche, 크웨치, 좀 일반적인 프랑스어를 넘어서는 느낌... 

Quetsche로 타르트 레시피를 찾아봤을 때, "알자스식 타르트" 이런 이름이 붙던데, 
재배지가 그쪽이 많아서 그랬구나 싶기도 하네. 

아 참, quetsche를 네이버 불한 사전에서 찾았더니 "크베치"라고 나온다... 
뭐 괄호 안에 이렇게 (서양 자두의 일종) 이라고 써 있으니까 문제가 될 건 없는 거 같은데
솔직히 "크베치"라는 이름은 한국어에서 잘 못 들어 본 거 같아... 
그냥 "(길쭉한) 자두"라고 해도 문제는 없을 것 같다는 생각. 


아무튼 또 언제 구울지는 모르겠지만
(이상하게 애들은 안 먹더라고요.... 물론 나는 맛있었지만....) 

인터넷에서 여러 저러 레시피를 뒤적이며 마음에 드는 걸(= 간편한 걸) 찾는 게 좀 번거로웠던 느낌이라 
대충 재료나마 남겨둘 겸 글을 올린다 ㅎㅎ 
나중에 언젠가 또 굽게 되면 써먹어야지 ^^; ㅎㅎ 


재료: 
- 타르트 생지 
- 250ml 액체형 생크림 - 난 집에 있는 대로 200ml만 넣음... 
- 설탕 2 큰스푼 - 안 달까 봐 양껏 좀 더 넣었다는...
  (글고 사실 원래 레시피에서는 바닐라향 설탕 2봉지를 넣으랬는데 (보통 슈퍼에서 7.5g짜리 봉지 묶음을 팜..)
  집에 없었기에 일반 설탕을 더 넣은 까닭도 있다...) 
- 계란 3개 
- 자두 40개...를 넣으라는데 냉동해 둔 것 다 넣음! 대충 그 정도 될 거 같기도 하고, 좀 더 많았던 것 같기도 하고..
얼린 채로 넣었더니 양이 좀 많아 보이긴 했는데, 녹고, 익으면서 결국 적당한 양처럼 보였다.

+ 그리고 원래 레시피에서는 아몬드 슬라이스 2 큰스푼도 오븐에서 익는 중간에 올려주기도 하고, 
게다가 시나몬 가루 ½ 작은스푼도 추가해 주던데... 
난 계피를 꽤 좋아하는 축에 속하나... 계피를 싫어하는 사람들은 또 엄청 싫어하더군....


아 잠깐! 난 여태까지 "시나몬 = 계피"라고 알고 있었는데, 지금 찾아보니 아니란다!!! 헐.. 
하나는 영어, 하나는 한국어, 이건 줄 알았는데 아니래.... 이제라도 알았으니 된 건가? 아무튼 놀랐음.. 

검색해 보니 
이런 제목의 기사가 있던데 (구글 검색에서 제일 처음 떴던 기사...) 
대충 요약해 보면= 

Cinnamon이 계피로 해석돼서 예전부터 혼란이 이어졌으나 둘은 명백한 차이가 있음. 
1) 종이 다름 (하나는 실론계피 / 다른 하나는 카시아계피)
2) 향미와 성분이 다름 (실론계피는 단맛이 강하고 향미가 부드러움 / 카시아계피는 매운맛이 강함) 
3) 쿠마린 함량에 차이가 있음 (실론계피에 미량 / 카시아계피에는 수십-수백배 더 많이 들어 있음)
  - 고용량에서 간독성이 있으므로, 즉 계피를 시나몬처럼 먹어서는 안 된다 함. 
4) 약성은 카시아계피가 강해서 한의사들은 카시아계피만 약으로 사용한다 함. 

그럼 나도 계피를 좋아하는 건 아니고 시나몬을 좋아하는 거였군... 
(왼쪽 시나몬 / 오른쪽 계피 - 위 동일 링크에서 가져온 사진)


아무튼 이거 쓰다가 몰랐던 걸 알게 되어 놀라서 얘기가 좀 다른 데로 샌 느낌인데 ^^;;; 
다시 레시피로 돌아오면, 

1. 자두 준비 (씻고, 씨 빼고, 자르고..) - 인데 나는 냉동된 거 그냥 꺼내서 해동하지 않고 사용함
2. 타르트지는 굽는 중 부풀어오르는 걸 방지하기 위해 포크로 군데군데 잘 찍어 줌
3. 그 위에 자두를 촘촘하게 올리라고 하는데 - 냉동된 거 얼음 낀 것만 좀 떼서 그냥 부었다... 
4. 계란 + 설탕 + 생크림 섞어서, 자두 위에 부어줌 
5. 200도에서 35분동안 구움. 
 (실은 15분만 구웠다가, 잠시 꺼내서 아몬드 슬라이스 + 시나몬 뿌려주고 다시 20분 구우라는데, 다시 말하지만 그런 게 집에 없어서.. ) 
(원래 레시피 출처: https://www.cuisineaz.com/recettes/tarte-alsacienne-aux-quetsches-89149.aspx)

+ 그런데 해동 안 된 자두를 사용해서 그런지, 아니면 녹으면서 물기가 많아서 그런지 35분 구워도 안 익는 느낌.... 
탈까 봐 온도 좀 낮추고, 결국 1시간 꽉 채워서 구웠다.. 그래도 약간 물기가 많은 느낌. 
다음에는 좀 해동하고 물기를 좀 짜서 쓰는 게 나으려나? 


아무튼 이렇게 타르트 완성! 
사진은 이것뿐. 뭐 과정샷 그런 거 안 찍었다 ^^; 

따뜻하게 해서 먹는 타르트도 맛있지만, 
사실 식혀서 차갑게 해서 다음 날 먹는 타르트도 맛있다.

by iazen | 2021/02/16 01:55 | 냠냠 J'ai faim! | 트랙백 | 덧글(0)

[SF] 나의 마더(I Am Mother) - 인류의 업그레이드

보던 드라마를 마쳐서 (데어데블 시즌 3 - 그나저나 마블 미드 시리즈 감상문도 쓰다 말았...ㅠㅠ)
이번에는 영화를 하나 보았다. 
여러 영화를 보다 보니, 정말 SF 장르는 내 취향인 것 같아서 
I AM MOTHER (나의 마더) - 그래, 이번에는 너로 골랐다. 


I AM MOTHER (나의 마더) - 2019

감독: 그랜트 스푸토레
주연: 로즈 번(목소리), 클라라 루고르, 힐러리 스웽크
러닝타임: 113분
시놉시스: 지구에서 멸종된 인류. 소녀에겐 자신을 키워준 로봇 '마더'가 전부였고, 마더 역시 '딸'인 소녀가 전부였다. 그들은 안전했다. 낯선 인간 여자가 나타나기 전까진. (시놉- 네이버/나무위키에서 가져옴(동일))

(포스터 출처: http://filmshapes.blogspot.com/2020/04/i-am-mother.html)

이거 장르가 영화 사이트마다 조금씩 다르게 써 있는데, 대표적으로는 SF,
어떤 데는 '스릴러'라고 써 있기도 하다, 무섭지는 않지만 실제로 보다 보면 으스스할 때도 있다. 
그런데 넷플릭스 사이트에는 장르가 "사이버펑크"라고 돼 있었다. 
사이버펑크? 뭐지? 

찾아봤다: 
흥미로워서 위키백과에 나온 앞부분을 그대로 가져와 본다.

사이버펑크(cyberpunk)는 1980년대 이후 등장한 과학 소설의 한 장르이며 인간 본성, 기술, 그리고 이 둘이 엮이게 되면서 가까운 미래에 일어날 새로운 아이디어를 표현하는 것을 말한다. 이 장르는 특히 발달된 과학기술과 이에 따른 사회적 병폐, 부조리, 계급 갈등 등을 소재로 하고 있다. '사이버네틱스'(인공두뇌학, Cybernetics)와 '펑크' (70년대식 반항적 패션경향, Punk)를 합하여 만든 낱말로 브루스 베스키의 단편 <사이버펑크>(1980년)에서 비롯하였다. 그 뒤, 가드너 더즈와가 이 단어를 그가 편집하는 출판물에서 쓰기 시작하면서 널리 알려지게 되었다. 사이버펑크의 이야기는 자주 해커, 인공지능, 그리고 거대기업 사이에 일어나는 분쟁에 초점을 맞추고 있으며 바깥 세계나 먼 미래를 다루는 다른 과학소설과는 달리 비교적 가까운 미래의 지구가 중심이다. 여기서 그려지는 사회는 주로 후기 고도 정보 기술 사회가 디스토피아로 표현되는 우울한 사회상으로 그려진다. 그래서 이 장르의 소설들은 때때로 필름느와르의 영화나 탐정소설의 형식을 빌어서 구성하기도 한다.

-> "널리 알려지게 되었다"는데 난 이번에 처음 본 것 같은데.. ㅠㅠ 
이런 장르는 그냥 다 SF라고만 생각했는데, "사이버펑크"라는 장르로도 구분될 수도 있구나. 
오늘도 새로운 것을 알게 되었다 ㅎㅎ


아무튼 포스터 위쪽에 옮겨온 시놉대로, 인류가 멸종된 지구의 한 벙커 같은 곳에서 로봇이 한 소녀를 딸이라고 부르며, 이것저것 가르치면서 균형 있게 잘 키우고 있는데, 갑자기 한 인간 여자가 나타나며 그 균형이 깨지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보여 주고 있는 영화이다. 

줄거리는 쉽게 찾아지는 것 같은데, 이왕 쓰기 시작한 거 한번 간단히라도 써 볼까 싶어서 
'스포 주의' 표시를 먼저 해야겠다. 

※ 스포 주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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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 멸망 1일째
벙커 안에서 기계들이 한 로봇의 조립을 마친다. 
그 로봇은 깨어나 인간 배아 창고로 가서 수많은 배아 중 하나를 꺼내, 부화 장치 같은 기계에 넣고, 그러자 24시간 후에 그 배아는 인간의 갓난아기로 자라나 있다. 
로봇은 아이를 키운다. 

(allocine.fr)

그리고 어느덧 인류 멸망 13500일 정도였나? (정확한 숫자는 기억 안 나지만 아무튼 13***일) 
이제 어른이 된 소녀와 로봇은 함께 조화롭게 나름 행복하게 (로봇에게 행복이란 게 있을지 모르겠지만) 잘 지내고 있는 것만 같다. 
소녀는 로봇을 Mother라고 부르고, 로봇은 소녀를 딸(Daughter)이라고 부르며, 그렇게 살던 어느 날, 
한밤중 갑자기 정전이 일어나고, 충전 중이던 Mother는 깨어나지 않고. 
딸은 그래서 손전등을 들고 원인을 찾으러 갔다가, 무언가가 파먹은 듯한 케이블, 그리고 난생 처음으로 다른 생명체 - - 를 발견하게 된다! 

먹을 것으로 유인한 뒤 쥐를 포획하고 (물론 케이블은 고치고) 이 발견에 경이로워하는 딸. 
그러나 바깥은 인간이 살 수 없을 정도로 여전히 오염된 상태이고(라고 하고 - 엄마피셜), 쥐는 따라서 딸의 안전을 위해 소각된다.
허나 딸은 이제 바깥 세상에 대해 의문을 갖게 되는데... 

엄마가 충전 중인 틈을 타 이중으로 된 출입문으로 간 딸은 방호복을 입고, 
우선 첫 번째 있는 안쪽 문을 열고 바깥을 관찰하려고 하는데.. 그때 바깥에서 들려오는 여자의 목소리! 
총에 맞았다며 다급하게 들여보내 달라고 애원하는 그녀의 목소리에 딸은 혼란스러워하다가 
아무튼 여차저차, 그녀를 내부로 엄마가 모르게 잠입시키는 데 성공한다. 

그러나 엄마 - 드로이드 - 를 본 그녀가 먼저 공격을 시작하면서 
(그렇다, 바깥에서 그녀를 공격했던 게 드로이드들이었던 것이다) 그녀가 들어왔다는 게 들통나고, 

- 엄마 드로이드를 불신하며, 밖에는 다른 사람들도 있으니 그곳으로 같이 가자는 그녀와
- 그녀가 거짓말을 하고 있다며 침착하게 논리적으로(로봇이니까) 말하는 엄마 사이에서 
딸은 혼란스러워 하다가 

배아 창고에서 자신이 태어나기 전에도 이미 부화됐던 배아가 있었음을 확인했고, 
소각장에서 나온 재에서 사람의 치아를 발견하고는 두려움에 떨며 바깥으로 나가기로 결정한다. 
( - 그러고 보니 좀 이상했던 게, 13500일 정도면 나이가 37살 정도일 텐데 
그것에 비해 꽤 어려 보인다는 생각이 들긴 했었다.. 좀 이상할 만큼... 
역시 우리가 보아 온 이 딸은 첫 번째 부화됐던 배아가 아니었던 거지..) 

그런데 사실 그사이에 엄마 드로이드는 이제 준비가 되었다며, 24시간 뒤면 아기로 태어날 수 있을 다른 배아를 딸이 선택할 수 있도록 해 주었고, 
딸은 그 아기가 태어날 때를 기다렸다가 꼭 같이 데려가야만 한다며, 그래서 그때만을 기다리고 있었지만.. 

(allocine.fr)

모든 것을 눈치챈 엄마, 상황은 급변하고 아기는 둔 채, 딸과 여자, 둘만 길을 떠나게 된다. 
한참을 걸어 도착한 바닷가, 침몰한 배에서 떠내려온 컨테이너들이 즐비하고, 
그중 한 컨테이너로 들어가자 반갑게 반겨주는 개 한 마리... 
그런데...? 다른 사람들은 보이지 않는다! 
사실 그 여자는 혼자 살고 있었던 것이었다... 

열악한 상황, 그리고 아마 배신감도 들었겠지? 거기다가 자신이 직접 배 아파서 나은 아기는 아니지만 자기가 직접 선택해서 부화 기계에 넣은 아기가 눈에 밟힌다..! 
다시 혼자 돌아온 벙커, 그곳은 이미 수많은 드로이드들로 둘러싸여 있지만 딸을 순순히 내부로 들여보내 준다.

안에서는 엄마 드로이드가 아기를 돌보고 있고, 
총으로 자신을 위협하는 딸에게 엄마 드로이드는, 사실은 모든 기계들은 다 연결돼 있고 (즉 밖에 있는 드로이드 = 자신은 동일한 것), 큰 하나의 AI가 부리는 하부 기계 중 하나일 뿐이라고 해야 할까? (이런 거 용어가 있을 거 같은디..) 
그런 사실을 알려 준다. 
(하긴 그랬다! 내 기억이 맞다면 맨 처음에 다른 로봇이 이 엄마 로봇을 조립하는 걸로 시작했었으니까!) 

그리고 딸은 드디어 이 AI의 목적 - 모든 것은 더 나은, 진화한 인류를 키워 내기 위한 것이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고 잠시 고민하지만, 자신의 품에 안긴 아기를 직접 키우겠다는 다짐을 드러내며 엄마 드로이드를 총으로 쏘게 된다. 

그리고 더 이상 방화하지 않고, 이제 뭔가 결심한 듯한, 의연한 눈빛을 보이는 딸 - 이제는 자신이 엄마가 된 - 의 표정을 보여 주며 영화는 그렇게 막을 내린다. 
자신이 이제 엄마 드로이드를 대신해서 더 나은 인류를 키우겠다는, 그런 결심이었을까? 

참, 그런데 컨테이너에 혼자 남게 된 다른 인간 여자는 어떻게 되었느냐? 
씁쓸한 듯, 그리워하는 듯, 떠나간 소녀의 얼굴을 그리며 홀로 있다가 갑자기 안드로이드의 방문을 받는다.. 
'네가 꼭 무슨 쓸모라도 있는 듯이 지금까지 혼자 살아남은 게 이상하지 않느냐..'는 질문을 하며 
둘은 꼭 닫힌 컨테이너 문 뒤로 사라진다... 

이렇게 줄거리 끝!! 



즉 그러니까 밖에 홀로 있던 인간 여자는 드로이드들이 일부러 그때까지 살려 두고 있던 것! 
사실 정말 그 여자의 목소리를 듣게 된 것도 엄청난 우연의 일치 같았지 않았던가! 
딸이 이런 모든 사실을 알고도 다시 아기의 곁으로 돌아오는 올바른(로봇의 입장에서는 아무튼 올바르게 보이는) 선택을 하는지를 지켜보는 것, 그게 아마 마지막 테스트였던 게 아닐까! 
아무튼 이 드로이드의 최대 목적이나 조건 등이 어떻게 설정되었는지 세세한 사항이 궁금하기도 했지만 아무튼 일단 더 나은 인류를 길러낼 수 있는 엄마의 조건을 갖춘 인간을 먼저 교육하는 게 그 첫 번째 임무가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그래서 그 마지막 테스트의 결과, 엄마 드로이드 없이도 딸이 이제 엄마가 돼서 인류를 올바르게 키워 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본 건 아닐까... 
뭐랄까, 이번 AI는 약간 스카이넷에 모성애 옵션이 붙은 버전 같은 느낌이 들었다... ㅎㅎ 


그러고 보면, 인류는 지금 이 상태로라면 파멸로만 나아가는 형세인 걸까? 
인류가 살아남으려면 이렇게 영화가 보여 주는 극단적인 업그레이드가 불가피하다는 것일까..? 
하지만 그래도 좋은 결정을 내리며 살아가는 사람들이 있긴 하니까, 희망을 가져도 되는 걸 아닐까? 
모르겠다. 
우리, 인류가 대체 어떤 방향으로 지금 나아가고 있는 건지. 
게다가 나라는 사람은 아무튼 세계가 나아가야 할 방향에 일말의 기여도 하고 있지 않은 것 같다만..ㅠ 


뭐 아무튼, 영화는 참 마음에 들었다. 
등장인물이 별로 없으면서도 참 흥미진진하고 재미있었다. 
후반부를 예측하기도 힘들었고, 
인간에 대한 성찰, 윤리적 AI가 가능한지 등등 뭐 여러 생각도 하게 해 주고.. 

아, 영화에서 나오는 트롤리 딜레마의 변형 버전이랄까, 
한 사람을 죽여 5명의 사람을 살릴 수 있다면, 과연 올바른 선택이 무엇일까 하는 것도.. 
(한 뉴스 기사에 트롤리 딜레마를 간단히 정리해 놓은 그림이 있어 가져와 봄.. 
출처: http://news.imaeil.com/Life/2019062320445422073)


마지막으로 간단히 배우 중 둘을 언급하며 감상문을 마친다. 
주인공인 딸은 굉장히 인상 깊었으나 여기서 처음 봐서... 이후에 다른 데서 또 본다면 물론 참 좋겠다 ㅎㅎ

우선 첫 번째 배우는, 엄마의 감미로우면서도 감정이 배제돼 있는 듯한 목소리를 내 준 로즈 번! 
어디서 많이 본 배우 같은데 말이지 ㅎㅎ 
(세스 로건이 같이 있는 사진이 imdb에서 보여 가져옴 ㅎㅎ 세스 로건 영화도 재밌는데 ^^; ) 


그리고 힐러리 스웽크는 진짜 본지 오래된 것 같은데 - 밀리언 달러 베이비 때 보고 처음 본 거 같은데! 
그게, 10년이 뭐야, 15년도 더 된 영화인데 하나도 안 변한 것 같아! 
(2004년 밀리언 달러 베이비 / 2019년 나의 마더) 
(출처: https://www.promixx.com/blogs/promixxacademy/actors-who-completely-transformed-their-bodies-for-a-role, 
https://www.themarysue.com/hilary-swank-clara-rugaard-i-am-mother/ )


그럼 오늘 감상문 끝. 

결론은 SF 영화는 정말 취저! 
SF를 좋아한다면 보세요들~! 
아직 안 본 SF 영화들 또 뭐가 있는지 넷플릭스에서 한번 뒤져봐야겠다.

by iazen | 2021/02/08 22:16 | 영화 Cinema | 트랙백 | 덧글(2)

[넷플릭스] 재밌게 열심히 본 미드 3편

새해를 엊그제 맞이한 것 같은데 
벌써 1월 말이라니. 시간 참 빠르게 지나간다. 

오랜만에 쓰는 이번 글에서는 그간 본 드라마 정리를 해 보련다. 
블로그를 시간이 없다는 핑계로 방치해 두는 동안에도
사실 드라마와 영화는 꾸준히 보았는데, 
어떻게 봤는지 이제 다 까먹겠다 싶어 간단히나마 써 보려고 한다. 

일단은 드라마부터. 
미드 & 한드, 넷플릭스에 있는 것 중, 어디서 많이 들어봤다든가 
추천 드라마라고 나오는 드라마 위주로 보았다. 

우선 처음부터 끝까지(지금 나온데까지) 열심히 본 드라마들, 
그중에서 아래와 같이 미드 3편! 


① 에밀리, 파리에 가다 (Emily in Paris) 

사실인 것처럼 보여 주고 싶지만, 실제로는 클리셰와 허구, 즉 픽션으로 가득 찬 드라마 같았다. 
고정관념을 일반화시키고자 하는 것 같기도 하고. 
그런데 사실 재미있었다! ㅋㅋ 

주인공이 난관에 빠졌어도 요리조리, 우연에 우연이 행운이 되어 잘 빠져 나가는 걸 보는 게 재밌기도 하고
(어차피 픽션이라는 걸 인정하고 보는 거니까)
또 엄청 낙관적이고 추진력 있는 그런 면모를 보는 것도 대리 만족이랄까, 
아무튼 그래서 자꾸자꾸 보게 되는 사랑스러운 에밀리였다. 

또 무엇보다도 러닝타임이 짧다!!! (한 편당 24~34분 정도?)
길었으면 중간에 그만두었을지도 모르겠다. 
(아무튼 옛~날에 섹스 앤 더 시티도 보다 말았으니까.. ) 
하지만 짧고, 시즌 1에 딱 10편밖에 없어서 생각없이 쉽게 쉽게 볼 수 있는 그런 드라마였다. 

에밀리의 탁월한 패션 안목을 보는 것도 재미 중 하나. 
그러나 역시 옷걸이가 좋아야 한다는 걸 새삼 또 깨닫는다....

(출처: https://www.jandrewspeaks.com/2020/11/27/emily-in-paris-advice-on-how-to-get-the-looks-you-love/)

그리고 마지막으로 재밌게 본 이유를 하나 덧붙이자면, 
"에이~ 저건 진짜 아니지." 하면서 현실과 대조하며 보는 재미가 또 있었다.. ^^;; 

Emily in "Le Vrai Paris" (Emily in the Real Paris) 
"실제 파리"에서의 에밀리에 대한 거라는 유튜브 영상이 하나 있어서 갖고 와 본다 ㅋㅋㅋㅋㅋ
(물론 웃기게 각색한 것이지만 정말 이게 더 실제에 가깝다고 본다.. ㅋㅋ) 

그 에밀리와 이 에밀리의 갭은 클지라도.. 




+ 아, 하나 더 추가하자면, 
plouc이라는 속어를 배울 수 있었던 드라마... plouc: (구어, 경멸) 시골뜨기, 촌뜨기



② 기묘한 이야기 (Stranger Things) 

이게 2016년에 시즌 1이 나온 거라서, 사실 얘기는 많이 들었더랬다. 
그런데 정확히 뭘 다루는지는 잘 몰랐고, 그냥 제목만 보고, 그래, 기묘한 이야기들을 다루겠지, 하며 
그냥 어디선가 흔히 들은 상투적인 기묘한 얘기들을 들려주는 옴니버스식 드라마가 아닐까 생각했지만, 
실제로는 전혀 그렇지 않았다! 
사실은 꿀잼! 

시대도 그렇고, 아이들이 주요 주인공이라는 점에서도, 약간 예전에 본 영화 - Super 8와 비슷하지 않을까 걱정(?)도 했는데, 물론 괜한 걱정이었고, 정말 심장 쫄깃하게, 이야기 전개가 어떻게 될지 궁금해 하며 
시즌 1부터 3까지 순식간에 볼 수 있었다. 
혹시나 시즌 1만 괜찮고, 2, 3, 점점 넘어가면서 망작이 되어가는 건 아닐까 하는 걱정도 했었으나..
(기존의 무수한 앞부분만 재밌었던 미드들처럼..) 
그것도 또한 괜한 걱정 ^^; 
아무튼 아직까지는 잘 시작한 이야기를 잘 이끌어 나가고 있다! 

시즌 4가 기대된다!!! 올해는 나오겠지? 그런데 언제가 되려나? 
아이들이 커 가는 것을 보는 재미도 쏠쏠한데, 헛! 시즌 4에서는 정말 다들 많이 컸겠다!! 
아이들뿐만 아니라, 어른들도 어떻게 성장해 나가는지, 극한의 상황에서 어떻게 바뀌는지를 볼 수 있는, 
(아무래도 특히 빌리..? ) 
아무튼 기묘한 이야기를 듣는 그 이상의 재미가 있는 드라마! 추천 드라마!! 

그러나 장르에 '드라마 / 판타지' 외에도 '호러'가 들어가 있으니 
아직 안 봤다면, 볼 때 참고하시기를...! 

참고로 커 가는 아이들의 사진은: 
위 사진이 2016년도 (중간에 어른 한 명이 껴 있기는 하다만 (네 번째))

그리고 아래 사진은 위에서부터 각각 2017, 2019라는 듯. (아래부터는 새 등장인물 추가..) 
와우, 역시 남의 집 애들은 눈 깜짝할 사이에 크는구먼! 

(출처: https://popcrush.com/stranger-things-season-2-new-characters/)
https://www.usmagazine.com/entertainment/pictures/stranger-things-cast-from-season-1-to-now-photos/)

아, 그리고 실제 삶에서도 커플이시라는 조나단 역의 배우와 낸시 역의 배우, 
처음에는 아이들에 비해 조연 같았지만 점점 눈에 띄는 활약을 보여 주는 그들.. 
잘 어울리네. 

(출처: https://www.popbuzz.com/tv-film/news/nancy-jonathan-stranger-things-dating-relationship/)

그런데 어쩜 이렇게 배우들이 하나같이 다 그 당시, 미국 80년대 그때에서 정말 튀어나온 것만 같을까. 
그런 배우들을 캐스팅한 건지, 스타일을 그렇게 꾸민 건지, 하여튼 대단하다 ㅎㅎ 
암튼 시즌 4 빨리 나와라~~


③ 퀸스 갬빗 (The Queen's Gambit; Le jeu de la dame) 

넷플릭스 화면에 막 추천 드라마라고 뜨고, 여기저기서 재밌게 봤다는 소문이 들린 드라마. 
사실 주제가 체스라고 해서.. 뭐 체스가 볼 게 있겠거니 싶어서 
그렇게까지 땡기진 않았지만, 그래도 다들 재밌다고 추천한다고 하니 궁금하긴 하여 그렇게 떠밀리듯이 보기 시작했는데.. 
호오~! 흡인력이 상당하다. 

이건 사실 체스 그 자체는 아니고, 한 여성 체스 신동의 성장기를 보여 주는 드라마였는데, 
이 아이가 어떻게 자라나고, 어떤 일을 겪을 것이며, 또 어떻게 어려움을 극복할 것인지 등등, 
보다 보면 그런 과정 하나하나가 무척이나 궁금해서 
계속 보게 되는, 정말 흥미롭게 본 드라마였다. 
"과연 재미있을까?" 염려하며 시작해 놓고는 결국 주위에 "이거 한번 보세요!" 하고 추천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ㅋㅋ 

주인공은, 어디서 본 얼굴이다 싶었는데, 23 아이덴티티에 나왔던 그녀였구나! 
아무튼 이 역에 딱 맞는 듯한, 그런 좋은 연기를 보여 주었다. 
(출처: allocine.fr)

아 참, 큰애가 요새 해리 포터에 지대한 관심을 가지고 있는데 (학교에서 해리 포터 테마로 수업하는 중.. ) 
저번에 해리 사촌, 두들리(더들리? 뭐가 맞나?) 얘기를 하더라고. 
그래서 내가 "걔 요새 살 엄청 빠졌고, 체스 둬." 라고 대답했는데, 
당연히 아이는 "읭?" 하고 그냥 넘어갔지만, 난 혼자서 내 대답에 만족해했다...;; ^^;;;; 
(물론 실제 두들리가 그랬다는 게 아니라, 두들리를 연기한 배우라고 얘기하긴 했는데, 별달리 관심 없어 했다는...) 

아무튼 해리 멜링, 예전에 포스팅 했던 "올드 가드"에도 나오고, 여기 "퀸스 갬빗"에서도 나오고, 
요새 여기저기서 많이 보이는 듯! 
또 다른 데서 보면 괜시리 엄청 반가울 것 같다 ^^;; 
(출처: https://www.dailymail.co.uk/tvshowbiz/article-8877597/Harry-Potter-actor-Harry-Melling-looks-unrecognisable-following-dramatic-weight-loss.html)

체스는 룰만 알고 몇 번 해 봤을 뿐, 깊이 파고 든 적은 없어서 
거기 나온 전략들은 사실 하나 빼고는 잘 몰랐는데 (스칼러스 메이트 - 그러나 이마저도 내가 직접 해 본 게 아니라 당해봤을 뿐..;; 그러나 암튼 그 이후에는 초반에 잘 방어하려고 노력은 한다... )

그래도 이 드라마를 보고 나서, 그 이후에 체스를 세 번 두었다. 
오랜만에 둔 것 치고는 초반에 된통 당하지 않아서 나름대로 내 자신이 기특하기도 했는데 
내가 생각을 너무 오래 하면서 두기도 하고 (드라마처럼 무슨 시계를 두고 한 게 아니므로 ^^;; ) 
그다음엔 생각하는 게 귀찮아져서;;; 암튼 세 번 두고 체스판은 다시 정리해 두었다.. 

그래도 이 드라마가 뜨고 있긴 해서 (아니 이미 내가 너무 늦게 본 건가? ^^; ) 
혹시 이 드라마 이후로 체스 열풍이 불지는 않을까 내심 생각해 보았다, 
막 체스 클럽 같은 것도 많이 생기지 않을까 싶었다가, 
아, 코로나바이러스..... 무슨 새로 클럽 같은 거 요샌 생기기 힘들겠다 싶어졌다 ㅠ 


참, 또 하나, 드라마 보고 궁금한 것, 
아니, 미드 보면 주인공들이 알약을 물 없이 그냥 꿀떡 먹던데 도대체 어떻게 하는 거지? 
유난히 이 드라마 뿐만 아니라, 다른 드라마에서도 많이 그러던데?! 
그냥 드라마라 그런 거겠지? 

아무튼 찾아보니 알약은 물과 함께 복용해야만 안전하다고 하고, 
물 없이 복용하면 심하면 식도에 구멍이 뚫리는 등 부작용이 발생할 수도 있고, 
아무튼 원래 물과 함께 먹도록 설계돼 있으니, 물과 복용해야 한다는 갑자기 안전 캠페인 분위기로 넘어가며, 
이번 글은 마치고자 한다. 

안전 캠페인 분위기로 넘어간 거, 아예 의약품의 안전한 복용법에 대해서 뉴스에서 퍼와서 함께 올린다.
ㅎㅎㅎㅎㅎ
(이게 과연 미드 감상문인가)
(출처: http://news.imaeil.com/Health/2017112200583454331)



사실 이 미드 3편 말고도, 한드 본 것도 함께 쓸 생각이었는데, 
원래 짧게 짧게 쓰려던 게, 이상하게 쓰다 보면 길어지는 느낌이라 ㅠㅠ 
근데 쓰다 보면 의식의 흐름이 막..... ㅋㅋㅠ 

한드 본 건 다음 번에, 언제가 될지 모르겠지만, 써 봐야겠다. 그때까지 느낀 점이 기억이나 잘 나려나 몰라..
그럼 다음에, 재밌게 열심히 본 한드 3편으로 찾아오겠습니다~! 

by iazen | 2021/01/29 00:59 | 영화 Cinema | 트랙백 | 덧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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