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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아버지에게 바치는 <생선 쿠스쿠스>

말도 많고 탈도 많은 전처의 집에 복작복작 모인 가족들.
아낌없이 자신을 사랑해 주는 새 연인과 의붓 딸. 
오랫동안 온몸 바쳐 일해온 조선소.
그러나 그 어느 곳에도 더 이상 자신이 있을 곳은 없는 것 같다.

La Graine et Le Mulet (생선 쿠스쿠스)
감독: 압델라티프 케시시

이민 와서 프랑스 남부 항구의 조선소에서 일하면서 그 나름대로 가족들을 먹여 살려왔고, 새로운 땅에서 꿋꿋이 자녀들의 기반이 되며 일어선 것 같았지만, 
이제 늙고 지쳐서 아무짝에도 쓸모가 없어져버린 것만 같은 아버지. 

그러나 그렇게 혼자서만 모든 것을 짊어지려 하지 않아도 괜찮다고,
우리가 여기 있다고, 당신은 혼자가 아니라고, 
그렇게 아버지에게 바치는 영화 <생선 쿠스쿠스> 
이는 영화 엔딩 장면에서도 직접적으로 말해 준다 (A mon père).
사실 케시시 감독이 이 영화의 시나리오를 생각했을 90년대, 주인공 역은 이미 자신의 아버지로 설정해 두었으나,
재정적인 이유로 후원을 받은 다른 작품들을 먼저 진행하게 되었고, 
그 사이에 안타깝게도 아버지는 돌아가시게 되었다. 
그래서 그의 전작에서 함께했던 Mustafa Adouani가 주인공 역할을 맡아 할 예정이었으나, 
병으로 더 이상 촬영이 불가능해졌고, 
그러다가 아버지의 친구였던 이 영화의 주인공, Habib Boufares에게 연락을 하게 된 것이다 (allocine.fr). 
(그리고 위 화면의 Francis Arnaud는 이 영화에서 주인공을 해고하는 사장님 역할을 맡은 배우,
영화 촬영 후 얼마 되지 않아 Mustafa Adouani와 마찬가지로 유명을 달리했다..)


영화는 사실 마치 휴먼 다큐멘터리처럼, 인생의 굴곡을 보여주며 소소하게 흘러가는 것만 같다.
배우들은 어디서나 평범하게 볼 수 있을 것만 같은 사람들.
그들이 모여서 생선 쿠스쿠스를 먹는 장면이 클로즈업 될 때, 
예쁘다고 할 수 없는 사람들이 깔끔하지 않게 먹는 장면들은, 아름다운 것을 보여주려는 다른 영화에 비해 굉장히 색다른 느낌이었다.
쿠스쿠스는 graine, 곡물 가루 알갱이(?)가 주된 재료 중 하나이기 때문에, 알갱이들이 이리저리 흩어지기 마련이고, 전통대로라면 손으로 먹기 때문에 (영화에서는 아마 어머니(주인공 전처)만 손으로 먹었던 것으로 기억된다만) 보기에 깔끔하게 먹기란 힘들 것이다.. 
래서 가끔 부담스럽게까지 느껴지는, 화면에 크게 잡히는 그런 평범한 얼굴들 때문에 더 영화보다는 휴먼 다큐 같다는 생각이 처음에는 들었었다. 

실제로 주인공역으로 발탁된 아버지의 친구분은 사실 배우가 아니었다. 배우가 될 생각조차 없었다. 
그래서 제안을 처음에는 고사했었지만, 과묵한 성격의 이민자라는 그의 배경이 주인공과 똑같다는
감독의 설득으로 이렇게 영화가 나오게 된 것이다. 
그래서 아마도 더 휴먼 다큐처럼 느껴졌던 것 같기도 하다. 
과묵하지만 공허한 표정. 말은 하지 않지만 외롭다는 느낌. 그는 정말 그 모든 것을 직접 겪은 사람이었다. 

그렇지만 어쨌든 이 작품은 휴먼 다큐가 아니라 영화이고, 
영화가 진행되면서, 어떻게 진행될지 계속 궁금해졌다.
눈을 떼지 못하게 하는 무언가가 이 영화에는 있다. 

물론 나는 영화를 보면서 눈을 떼긴 했지만, 전혀 자의가 아니었었다 ㅠ
사실 작년, 아이들 방학 직전, 12월 21일 금요일 오후, 아이들이 학교에 가 있는 동안 짬을 내어 이 영화를 관람했고, 
1시간 정도가 남았을 때 (아이들을 데리러 가야 할 때까지의 시간도 마침 1시간 정도가 남아서 딱 좋다고 생각했을 때)
큰애 학교에서 전화가 와서, 애가 얼굴이 창백하고 계속 화장실을 가서 데리러 오는 게 좋을 것 같다고 연락을 받아서.. 그렇게 중간에 멈추어야 했었고, 2주간의 아이들 방학이 끝나고 난 뒤, 어제 월요일, 1월 7일 오전에 바로 남은 1시간을 이어서 보게 되었다. 

막 엄청난 사건이 일어나는 것도 아닌데 (아무튼 중간 부분 기준에서는) 그렇게 흥미롭고, 
그렇게 궁금하고, 2주가 지난 후에도 마저 이어서 보고 싶은 그런 영화였다. 
어제 보기를 잘했지, 밤새 작은애가 아파서 오늘 학교를 쉬었다. 애들은 방학 때는 팔팔하다가 왜 개학을 하면 아플까...


2주를 기다리는 동안, 영화에 대해 찾아보니, 많은 사람들이 Rym 역할을 맡은 '합시아 헤지 Hafsia Herzi'의 벨리 댄스 장면이 이 영화의 백미라고 그렇게들 이야기하는 것을 읽을 수 있었는데,
정말 끝 부분에 나오는 댄스 장면은 영화의 하이라이트였다.
사실적이고 관능적인 것 같으면서도, Rym의 털털하고 순수한 성격 때문에 자극적이라기보다는, 온몸으로 하는 노력이 엿보이는 그런 장면이었다. 
이 장면 촬영에 5일이나 걸렸고, 발목 부상에도 혼신의 힘을 다해 탄생된 장면. 
장면 연결을 위해 밤에 먹어야만 했었다고도 한다.
인상적인 이 장면은 영어판 DVD 표지에 잘 드러나 있다. 똑같다!
참, 이 부분에서 Rym의 어머니가 자리를 뜨는 장면이 있는데, 
나는 어머니로서 딸이 단정치 못한 차림(?)으로 관능적이라고 할 수 있는 춤을 추는 게 보기 싫어서 나가는 건가, 모녀 사이의 갈등인가 하며 걱정했는데, 사실은 어머니도 자기 나름대로 도움을 주려고 나간 것임을 뒤늦게 알 수 있었다... ^^; 
다시 생각해 보니, 이런 게 문화 차이인가, 싶다. 

거의 여주인공이라고 할 수 있을 Rym은, 처음에는 마찬가지로 평범해 보였지만 
(오히려 앞 부분에 많이 나오는 주인공의 큰딸래미가, 목소리도 그렇고, 마리옹 꼬띠아르를 닮았다고 생각했다;; )
보면 볼수록 매력에 빠져 든다.
이 소녀는 프랑스 남부의 억양이 강한 사투리로 구수하게 말하는데, 
그래서 그런지 더 친근하게 느껴졌다.


영화의 원제는 La Graine et Le Mulet.
여기서의 Graine은 물론 쿠스쿠스의 그 곡식 가루 알갱이를 나타내지만, 원래 뜻은 '씨, 종자', 그러니까 앞으로 커 나갈 수 있는 그런 원천이 되는 것이라 할 수 있겠다.
Mulet는 생선의 한 종류인데, 인터넷 사전을 찾아보니 '숭어'라고 나온다. 
그러나 원래 Mulet의 잘 알려진 첫 번째 뜻은 '노새'이다. 실제로 Google에 'Mulet'를 쳐 보면, 노새의 사진이 떡하니 나온다. 그래서 영화를 보기 전까지는 당연히 '노새'를 뜻하는 것인 줄 알았는데, 
영화 초반에서 친절하게 이 부분을 짚어 준다. 바로 갓 잡은 물고기를 보면서 이게 "Mulet"라고 말해 준다.
그때 드는 생각이, mulet가 생선의 한 종류라면, 이 영화 한국어 제목은 <생선 쿠스쿠스>라고 하면 되겠다!
싶었는데 정말 한국어 영화 제목이 '생선 쿠스쿠스'라서 좀 뿌듯했다 -_-; ㅎㅎ

여기서 올려보는 생선 쿠스쿠스 이미지.
(사진의 생선은 mulet는 아니고 dorade (도미의 한 종류인 것 같다)

감상문을 여러 번 이어쓰니 집중이 잘 안 된다..
여기서 마치고, 혹시 생각나는 게 있다면 나중에 덧붙이자. 

마무리로, 위의 주요 감상 이외에, 곁다리로 이 영화에서 새삼 느낀 게 있다면: 
- 춤 같은 것은 배워 두면 쓸 데가 있다. 
- 역시 불륜은 여러 인생을 파탄낸다. 
- 같은 부모 아래서 똑같이 컸을 텐데, 모두 다르다. 자식도 자식 나름인 건가. 
- 이민자(혹은 망명자) 1세대의 아버지, 당시 가족들을 이끌고 온 가장의 고초는 참 큰 것 같다.
이 정도일까나.

갑자기 쿠스쿠스가 먹고 싶어지는 날이다.

by iazen | 2019/01/08 23:13 | 영화 Cinema | 트랙백 | 덧글(0)

[영화] 호텔 르완다 - 사람의 잔인함. 현실의 씁쓸함.

르완다 집단 학살: 
르완다 집단학살(Genocide in Rwanda)이란 1994년 르완다에서 르완다 내전중에 벌어진 후투족에 의한 투치족과 후투족 중도파들의 집단 학살을 말한다. 4월 6일부터 7월 중순까지 약 100여일간 최소 50만명이 살해당했으며, 대부분의 인권 단체들은 약 80만명에서 100만명이 살해당했다고 주장한다. 이 수치는 당시 투치족의 약 7할, 전체 르완다 인구의 약 2할에 해당한다. 현재 르완다 정부는 이 학살에서 100일 동안 1,174,000명이 살해당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으며 이것은 1일당 1만명, 1시간당 400명, 1분당 7명이 살해당한 것과 같다. (Wikipedia)
호텔 르완다(2004) 

바로 이 르완다 학살, 실화를 바탕으로 한 영화이다. 
르완다 학살에 대해서 들어는 보았지만, 이 영화를 보기 전까지는 그냥 멀게만 느껴졌었는데,
영화를 본 지금은, 그 잔인함에 정말 치가 떨리고, 
인간이 어떻게 같은 인간에게 이런 일을 저지를 수가 있는 것인지 경악스럽기만 하다. 

특히 호텔의 식량을 비축하기 위해 후투족의 진영에 왔다가 돌아가는 길. 
유난히 울퉁불퉁했던 그 길의 진실을 알게되었을 때는 정말 토가 나올 것만 같았다. 
유난히 잊혀지지 않는 장면이다.


투치족(Tutsi)과 후투족(Hutu). 
투치는 후투족에 비해 소수 민족이었는데 
(출처: http://44226196.weebly.com/hutu-vs-tutsi.html)

벨기에가 르완다에 식민 정책을 펼칠 때, 당연히 수가 많은 쪽에 힘을 주기보다는 (전복의 위협 등이 있을 터이니)
수가 적은 투치족을 식민 관리로 뽑았고, 
그때부터 싹튼 두 종족 간의 갈등은 벨기에가 떠나고 난 뒤에는 걷잡을 수가 없었다. 

후투족과 투치족 구별이 쉬운가.
어떻게 짧은 시간에 투치족을 골라 죽일 수 있었을까.
(위 도표와 동일 출처)
우선 육안으로 어느 정도 구별이 된다.
(투치족의 경우, 백인의 얼굴형과 체형에 좀 더 가깝고 피부색도 조금 더 밝다) 
그러나 물론 분간이 어려운 사람도 있을 터라, 면식이 있는 사이, 서로 아는 사이에 죽였을 것이라고 한다...


물론 빌미를 준 것은 유럽 식민정부일지라도, 그 종족들의 잘못이 없다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영화에서도 보여주고 있듯이, 르완다 내전에 대한 국제사회의 대응은 너무 미적지근했다. 
UN의 국제연합군의 무력함. 
실제로 영화를 보기 얼마 전에 읽어 본 기사에서 세네갈의 마키 살 대통령이 아프리카 안보-평화 포럼에서 
국제 연합군이 있는데도 아무것도 하지 못하고, 언제까지고 명령만을 기다리고만 있는, 무용지물과도 같은 그들의 임무에 대해 언급을 하면서, 좀 더 실용적인 방안이 필요할 것이라고 언급한 글을 보았었는데, 
정말 보면서 답답함을 느끼지 않을 수 없었다. 
실제로 현장에 있는 국제 연합군은 어떻게 느꼈을까. 
도와주고 싶지만, 어떻게든 대책을 마련해 주고 싶지만, 명령만을 따라야 하기에 무력감, 책임감 등등, 그 사이에서 갈등이 많았을 것이리라. 

그리고 국적만을 보고 백인만 먼저 콕콕 집어 데려가는 장면. 
자국민을 지켜야 한다는 각국의 입장은 충분히 이해가 간다만.
예를 들어서, 대한민국 국민이 해외 어디선가 도움이 필요한 상황이라면 우리나라가 가서 자국민을 빼내온다면 우리나라 사람으로는 환영할 일이겠지만 (이게 인간의 이기심인가).
그렇지만 굉장히 씁쓸했다...

나는 한국인이고, 프랑스에서 거주한 지 이제 좀 되었지만, 프랑스 국적을 취득할 생각은 (아무튼 아직까지는) 없다. 
그런데 프랑스에서 태어난 아이들은 신청 같은 걸 하지 않았어도 자연스럽게 프랑스 국적자가 되었다. 
그리고 이 영화는 갑자기 이런 쓸데없는 걱정을 하게끔 해 주었다. 
만약에, 만에 하나, 이런 상황이 되어, 프랑스 국적자만 도피할 수 있다면, 
당연히 아이들을 위해서 도피하게 해야겠지만, 그럼 떨어질 수밖에 없는 것일까. 
다시 볼 수 있다는 기약이 없이 그렇게 해야만 하는 상황이 온다면 정말이지 너무 가슴이 찢어지지 않을까. 

아무튼, 그래서, 너도 나도 같은 인간인데, 누구는 도피할 수 있고, 누구는 남아 있어야만 하고, 
그런 이기적인 현실이, 국제 사회의 반응이 씁쓸했다. 

이런 게 해외의 뉴스에 나간다면, 뉴스 한 켠에 
'르완다에서 많은 사람들이 죽어가고 있어요. 아, 안타깝네요. 다음 뉴스!' 이렇게 하고 넘어가는 게 현실인 것 같아서 두렵다. 
(이런 대화 내용이 이 영화에서 나온 것인지, 직후에 본 <블러드 다이아몬드>에서 나온 것인지 모르겠다. 
쓰고 보니 <블러드 다이아몬드>에서는 확실히 나온 것 같다; 여기서도 나왔었나? 
그러고 보니 내가 블러드 다이아몬드도 봤구나... 그새 까먹고 있었다)

참고로 영화의 배경이 되는 호텔 - 밀 콜린스 (L'Hôtel des Mille Collines)는 아직도 변함없이 운영되고 있는 호텔이다.
그러나 예산 문제로 실제로 영화는 여기서 촬영되지는 않았다고 한다.
(사진 출처: lemonde.fr)


르완다 학살을 다룬 영화는 많지만, 그래도 제법 유명한 게 이거라서, 유명한 만큼 말도 많은 것 같다. 
뭐, 실화를 바탕으로 했지만, 주인공인 '폴 루세사바기나'는 영화에서 보이듯이 그렇게 영웅적이지 않았다, 라든지 
아니면 이것보다는 르완다 내전을 더 사실적으로 다룬 좋은 영화들이 많다, 라든지. 

그렇지만 어쨌든 다른 덜 알려진 영화들보다는, 흥행에는 제 나름대로 성공했기에,
그냥 넘어갔을 사실에 대해 사람들이 찾아보게끔 하고, 다시 한번 짚고 넘어가게 했다는 점에서 순기능을 했다고 본다. 
실제로 '폴 루세사바기나'는 이 내용에 대해 다큐멘터리 같은 걸 제작하는 게 어떻겠냐는 제의를 받았었지만, 이를 훨씬 많은 사람에게 알리고 싶어서 거절을 했었다고 한다. 

역사는 땅에 덮어 묻어두는 게 아니라, 낱낱이 파헤쳐야 한다. 
그것을 바탕으로 더 좋은 미래로 나아갈 수 있도록. 
이런 일이 발생했다는 데서 경악했고, 다시는 발생하지 않기를 바란다. 
그런데 시리아에서 미군이 철수하는 등, 서방 국가의 세력이 미치던 곳에, 아니면 국제 사회의 세력이 미치던 곳에 갑자기 부재가 발생한다면, 장소와 시대는 다르더라도, 어디선가 또 다른 학살이 일어나지는 않을까. 
그러나 국제 사회가 어디까지, 언제까지나 개입할 수만은 없는 현실이니, 스스로 일어나야 할 힘을 길러야 할 텐데, 불안정안 현실에 아직 갈 길이 멀구나. 

by iazen | 2019/01/04 22:09 | 영화 Cinema | 트랙백 | 덧글(0)

[애니 감상] 너의 이름은. (Your Name.)

정말 너무 오랜만에 본 일본 애니, 좋았다. 
극장판 애니는 마지막으로 본 게 아마 치히로? 맞나? 
그리고 그냥 일본 애니는 대학교 때 굉장히 많이 보곤 했는데, 
지금 생각나는 건 하레와 구우, 아즈망가 대왕 정도. 
아. 그러고 보니 나는 애니보다는 만화책을 더 좋아했다. 
이 영화 포스터가 정말 패러디가 많이 되어서 
영화에 대해서는 하나도 모르면서 포스터만은 굉장히 많이 봤었지. 
그래서 영화 내용도 궁금했어. 

그리고 본 감상은. 

1) 남녀 학생들의 이야기가 나오고, 처음부터 눈물을 흘리길래 
설마 어린 학생들의 풋풋하고 단순한 (그러나 질질 짜는) 사랑 이야기인 것인가? 싶어서 
난 이제 소녀 감성 따위는 버렸는걸, 하며 걱정했지만 
사랑 이야기는 물론 맞지만, 현실을 훨씬 뛰어넘는 이야기라서, 단순하진 않아서 좋았어.

2) 그림이 정말...  
작화 실력이 정말... (글로 표현할 수 없다)
이 애니를 본 이후로 왜들 '신카이 마코토, 신카이 마코토' 하는지 알겠더라. 
정말 대단하다. 
한국에서 전시회도 많이 하는 것 같던데, 여기서도 하려나. 

3) 영화 제목이 왜 '너의 이름은.(Your Name.)'인지 보면 볼수록 정말 명료하게 설명해 주어서 감사하다. 

4) 영화나 애니나, 더빙판이 아니라 자막으로 보는 걸 좋아하는데
프랑스는 정말 더빙판을 너무 사랑하는 것 같다 (대도시로 갈수록 추세가 달라지는 것 같긴 하지만..)
그래서 프랑스어 더빙으로 봐서 좀 아쉬웠다.... 
이것뿐만 아니라 몇 년 째 계속 프랑스어 더빙 영화를 거의 반강제적으로 보고 있다...

일본어판으로 봤으면 느낌이 좀 달랐지 않았을까? 옛 생각도 나면서.. 
참, 한국어 제목: "너의 이름은."을 들었을 때, 프랑스어 제목은 뭘까 궁금했는데, 그냥 영어판과 동일하게 "Your Name." 이 영어 제목도 감독이 처음부터 정해줬다는 글을 읽었던 것 같다. 
다행이다. 프랑스어로 바꾸려고 했으면 좀 이상했을 것 같아. (Ton nom.[똥 농] 정도 되었으려나..ㅋ)

5) 주인공 둘이 왜 애초부터 전화를 안 한 거지? 날짜나 뉴스 같은 건 체크하지 않은 거니? 
하는 생각을 개탄하면서, 사실 보자마자 했지만, 지금 이 글을 쓰는 상황에서 다시 생각해 보니, 기억이 다 나는 게 아니라 선택적 기억, 그것도 본인이 선택하는 게 아닌, 주어진 기억만 나는 것 같아서, 그게 최선이었다고, 그냥 그렇게 믿기로 한다. 

그래서 결론은, 오랜만에 본 애니인데 괜찮았고, 그래서 또 다른 애니가 보고 싶어진다. 
'추천 애니'로 검색하면 많이 나오긴 하지만, 이래 봐서는 아직 잘 모르겠다.
흐음. 
일단은 계속 밀린 감상문 쓰기.

by iazen | 2019/01/04 02:41 | 영화 Cinema | 트랙백 | 덧글(0)

[영화-팀북투] 잔잔한 영상미 속의 충격과 슬픔

사막. 
사방이 모래 빛이다. 
익숙했던 대도시의 모습에서 떠나 보는 사막의 모습은 잔잔하고, 평화로울 것만 같고 
유목민인 투아레그족 가족의 모습은 따뜻해 보인다. 
(예외적인 핵가족의 모습이다. 이제 정착하려는 것인지..)

감독: 압데라만 시사코 (Abderrahmane Sissako)

그러나 얼마 떨어지지 않은 곳, 팀북투에 이슬람근본주의자들이 들어오고 
샤리아 법을 강조하면서 모든 게 바뀐다..

하루아침에 
음악이 금지되고, 
웃음이 금지되고, 
축구조차 금지되어, 아이들은 보이지 않는 축구공으로 축구를 한다. 
결혼은 강요되고, 여성은 더 이상 혼자 나다닐 수 없고...
축구공 없는 축구...

이슬람근본주의자, 지하디스트를 고발하는 이 영화는
실제로 일어날 수 있는 (아니면 일어났고, 현재 계속 일어나고 있는) 일들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기에 더 충격적이고 그만큼 가치가 있다. 

도대체 종교란 무엇이기에 종교의 이름으로 이런 일들이 자행되는 것일까. 
자신도 스스로 가야할 길을 모르고 헤메면서, 일단 맹목적으로 따라 하는 지하디스트들은 구제할 수 있는 것일까. 
영화는 여러 문제들을 제기하지만, 과연 해결 방법이 있는 것인지는 모르겠다. 
그리고 있다면 어떤 방법이 맞을까.
우선은 일단 고발하는 것부터 시작하는 것이 맞기는 하겠지.

이국적인 풍경의 이 영화는 그 잔잔하고 서정적인 영상미를 보여주고, 
그러나 그 안에서 인권이 어떻게 유린당할 수 있는지 그 잔인함을 고스란히 내보여주고 있다. 

내가 비유 같은 건 잘 못 하지만, 뭐랄까, 
아름다운 전통 시가(詩歌)가 욕설과 비방만이 가득한 랩(rap)으로 공격받은 느낌???
아하하하; 역시 잘 못 하면 애초에 하지를 말아야 해.... 
그렇지만 일단 했고 다른 표현은 생각나지 않아 지우지는 않고 써 둬야겠다 ^^;


영화의 줄거리 관련해서는, 거의 주인공격이라고 할 수 있는 유목민 키단 Kidane의 일은 어떻게 봐야 할지...
헐리우드 영화와 같은 촘촘하고 치밀한 짜임새는 기대하지 않는 것이 좋겠다만, 
그리 길지 않은 러닝타임 (1시간 37분), 
그리고 위에도 계속 언급한 아름답고 이국적인 영상미. 영화의 고발 정신을 위해서라도 
이 영화는 충분히 볼 가치가 있다. 

말리 출신의 여가수 - 파투마타 디아와라(Fatoumata Diawara)의 아름다운 목소리도 이 영화에 슬픈 매력을 더해준다. 

팀북투.
백과사전에 따르면, 이곳은 오래전부터 종교, 문화, 경제적 중심지였고, 이슬람 사원도 아직 남아 있어, 도시가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선정되었다고 한다. 
(물론 영화는 이곳에서 촬영되진 않고, 위험을 피해서 말리 국경 근처의 모리타니 동부에서 촬영이 되었다. 
원래 팀북투에서 촬영 예정이었으나, 촬영하려던 곳에서 자살 테러가 발생했기에...)

테러 위협 없이 아름다운 모습 그 자체로 볼 수 있을 날이 올까?

by iazen | 2019/01/04 00:19 | 영화 Cinema | 트랙백 | 덧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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