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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 3박 4일 여행기] 흐리고 비오는 둘째 날 (오후)

뉴욕 여행기, 둘째 날, 이어서 쓴다. 
얼마큼 썼나 보니, 

아침 식사(호텔 근처 식당) →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 → 인트레피드 
→ 간식(Junior's Bakery) → 센트럴 파크를 거쳐서(스트로베리 필즈) 
→ 자연사 박물관 → 점심 식사(Joe's Shanghai) 
→ 현대 미술관 (MoMA) → 저녁 식사 (Keens steakhouse) 
→ 다시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야경)

헐, 많이 남았네! 힘내서, 그럼 다음 일정으로! 

간식을 먹은 후에는 센트럴 파크를 천천히 통과해서 자연사 박물관으로 가려고 했는데, 
갑자기 비가 정말 거세게 내리기 시작했다. 
교통 수단을 이용할까 고민하다가, 아직까지 멀리서 바라만 본 센트럴 파크에 가고 싶어서, 
결국 길가에서 파는 대형 장우산을 사서 장대비를 뚫고 전진했다 -_-; 
비가 오는 센트럴 파크는 정말 인적이 드물었다. 
나름 많이 걸었다고 생각했는데, 지도상으로 보니 새 발의 피 만큼도 이동을 안 한 것처럼 보일 정도로 
그 규모가 정말 컸다. 뉴욕의 허파 역할, 제대로 하겠구나, 하는 생각. 

스트로베리 필즈(Strawberry Fields) - 존 레논을 추모, 기념하는 장소 
여기에 도착했을 때, 한 40대 정도로 보이는 남성분이, 존 레논이 그려져 있는 유리로 된 장식품을 조심스럽게 꺼내 내려놓고는, 비가 내리고, 바닥이 흠뻑 젖어 있음에도 불구하고, 사진을 찍기 위해 근처에 앉더라. 
그리고 그분이 입은 티셔츠에도 존 레논이 그려져 있었다. 
사진을 찍어 주던 친구분께 그가 "big fan"인가 보다고 말을 걸었는데, 
No, 아니, HUGE fan이란다 ^^;; ㅎㅎ 앗, 그렇군요. 

인사를 나누고, 다시 자연사 박물관을 향해 걸었다. 생각보다 멀어서, 다리가 아파오진 않을까, 슬슬 오후 일정이 걱정되기 시작했다.. 그때 보이는 자연사 박물관! 
그런데 잠깐만, 줄이 한도 끝도 없이 길다.. 
뉴욕 시티 패스로 혹시 줄 안 서고 들어갈 수 있지 않을까 물어봤는데, 아니, 똑같은 줄이라고.. 
일단 건물 내부에 들어가서는 좀 줄이 나뉘었던 것 같은데, 아무튼 바깥에서 꽤 기다려야 했다. 
아마도 흐리고 비오는 날씨 때문에 많은 인파가 박물관 같은 실내로 몰린 것일지도.
그래도 뭐, 줄이 제법 빨리 줄어들긴 했다. 

건물에 들어가니 날 반기는 것은 바로 공룡 화석들! 
박물관을 샅샅이 관람하려면, 사실 하루 종일 봐도 시간이 모자를 수도 있겠지만, 
짧은 일정으로 온 것이라 ㅠㅠ 별수 없이 몇 군데만 찝어서 보기로 했다,
아프리카 인류학, 공룡, 그리고 유명한 전시물 몇 군데..
동물들 쪽은, 파리 자연사 박물관에서 본 걸로 대신해야지 뭐. 
박물관아, 살아 있니?

길치에게 내부는 좀 미로 같았고, 사람도 많아 좀 정신이 없었지만 그래도 나름 둘러 보고, 
피로해져서 박물관에서 나왔다. 
다음 일정인 뉴욕 현대 미술관 (MoMA)로 가기 전에, 미술관 근처에서 늦은 점심을 하려고 이동하려는데, 
더 이상 못 걷겠다 -_-;; 어우, 피곤해. 
지하철을 탈까 하는데, 지하철로 향하는 입구에도 사람이 많고 해서, 그래! 택시를 타 보기로 했다! 
뉴욕의 명물이라는 옐로우 캡(Yellow cab), 이때 아니면 언제 타 보랴. 
사실 옐로우 캡 악명이 높아서 좀 걱정했는데, 실제로 한 번 타 본 경험은 좀 험하긴 했다 ^^; 

사실 처음 타 보는 거라 행선지를 어떻게 얘기해야 할지를 몰라서, 처음에는 MoMA로 가 달라고 했다가, 
중간에 그 주변 식당 주소를 검색해서, 식당 근처로 가 달라고 목적지를 변경했는데, 
(말하다 보니 그냥 Avenue랑 Street 번호 교차점 정도를 말해주면 되는 것 같았다)
지도상으로는 근처라 그냥 가면 되는 줄 알았는데, 변경하니까 차선을 변경하더라.
(일방 통행 그런 게 있는 모양이겠구나..)

그래서 바꾸는 게 어려우면 그냥 원래 목적지로 가 달라고 했는데, 괜찮다고는 하셨지만, 
그렇게 변경해서 기분이 상하신 건지, 아님 원래 그런 건지는 모르겠지만, 
가던 중에 다른 택시와 마주쳤는데, 누가 우선 순위인 건지 모르겠지만, 두 택시가 서로 경적을 울려 대더니, 우리쪽 택시 기사가 그쪽에게 가운데 손가락을 격렬하게 날리는 것으로 짧은 만남이 끝이 났다 ㅎㄷㄷ 

폭력적인 사태는 물론 아니지만, 낯선 땅에서 (게다가 총기 소지가 가능한 나라에서) 겪는 약간의 두려움?
그래서 내릴 때 팁을 나름 좀 후하게 주고 내렸다 -_-; 
기사님도 그제서야 좀 기분이 풀어지신 것 같았음 -_-;; 인사해 주시더라; 아무튼; 
택시 앞좌석과 뒷자석은 정말 철저히 나눠져 있었고, 기사에게 말을 걸려면 위 사진 왼쪽에 있는, 
운전 면허증 아래 있는 버튼을 눌러서 얘기를 걸어야 했다. 이것도 처음 해 봐서 신기함.. 

늦은 점심 식사를 한 곳은 Joe's Shanghai
원래 차이나 타운에 1호점이 있는데, 거기까지는 안 가고, 가까운 2호점에서 식사를 했다. 
뉴욕에 오면서 한식, 중식도 먹어 보고 싶었는데, 예전에 뉴욕을 다녀왔던 친한 언니 블로그에도 여기가 소개돼 있었고, 오기 전에 읽어 봤던 다른 뉴욕 여행기에서도 보아서, 이름은 미리 봐 뒀었거든. 
비가 부슬부슬 오고 추워서 국물 있는 거랑 따뜻한 걸로 먹었다. 
만두 + 달콤한 소스의 닭고기 + 우동 같은 느낌의 Noodle soup = 도합 44.80 달러 + 팁 

배를 채우고, 몸 좀 녹이고, 좀 쉬었으니, 그럼 이제 현대 미술관(MoMA)으로 가 보자. 
사실 앞서 포스팅한 대로, 뉴욕 시티 패스로는 현대 미술관, MoMA가 아니라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을 갈 수가 있다.
그렇지만 짧은 일정에 비해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은 정말이지 너무 엄청나게 클 것 같기도 하고, 
다양한 분야에 걸쳐 전시된 곳보다는 (그런 면에서는 루브르나 오르세 박물관하고도 좀 비슷할 것 같기도 하고..
그나저나 루브르도 제대로 보려면 3일은 걸린다던데, Met도 꽤 커 보였다),
아무튼 현대 미술에 한정된 곳이 개인적으로 더 끌려서 MoMA로 향했다. 

금요일 저녁. 무료 입장이 가능한 시간대!! 인데 줄이 엄청 길다 ㅠㅠ 
그런데 줄이 또 엄청 빨리 줄어든다?! 알고보니 가방 Security 검사 이런 거 없이 그냥 쑥쑥 들여보내 주는 거였다. 
빨라서 좋긴 한데, 안전상 문제가 있지는 않을까 살짝 염려되었는데, 
내부에서 뭐 가방 갖고 다니는 사람들 보면 열어 달라고 정중하게 묻기도 하고, 이런 광경이 보여서, 뭐 알아서 잘하려니 싶더라. 
우리는 별다른 짐이 없었는데, 아차차! 낮에 산 장우산, 내부에 갖고 가면 안 된다고.. ㅠㅠ 
결국 짐 보관소에 다시 줄을 서서 맡기고 입장. 

그런데 무료 입장 + 안 좋은 날씨 = 굉장히 많은 인파... 
분명 여긴 미술관인데, 에스컬레이터 있는 곳이라든지 일부 장소에서는 사람 많은 지하철 환승역이 연상됐다.. 
유명한 작품들 앞에는 특히 사람들이 바글바글. 
작품이야 마음으로 감상하면 되긴 하지만, 유명한 몇 작품을 덩달아 찍어 보긴 했는데..
지금 와서 다시 보니까,, 피카소 미술관 가고 싶다. 아프리카 조각에서 영향을 받은 게 사실일까? 
하긴, 살아가면서 나도 남도 모르게 서서히, 아니면 급격히 영향을 받는 존재가 사람이겠지.. 
(의식의 흐름이 참..;; )
아 참, 모네의 수련도 정말 좋더라. 아련아련.. 
오랑주리(Orangerie) 미술관에도 있는 걸로 알고 있는데, 가까이 두고 아직 안 가봤다니..; 

아무튼, MoMA, 좋기는 했는데, 무엇보다도 사람이 정말 너무 많아서 답답하고,, 지쳤다...
게다가 난 키도 작아서, 무엇보다도 뒤통수, 사람들 어깨와 등 관람을 참 많이 한 것 같다. 
앗! 영감이 떠오른다! 뒤통수 모습을 모아둔 작품 하나 만들어 볼까;;; 

좀 비싸더라도 제대로 즐기려면 다른 시간 대에 유료 입장을 하거나, 아니면 차라리 Met를 갈걸 그랬나 싶었지만, 뭐 이미 늦었으니.. 
인파를 뚫고 나와서 우산을 되찾고는 어두워져가는 타임즈 스퀘어를 좀 거닐다가, 
미리 예약해 둔 스테이크 하우스로 향했다. 

참, 오며 가며 근처에서 LOVE / HOPE 조형물을 볼 수 있었다. 
사랑과 희망의 메시지라.
뉴욕은 매력적인 도시이긴 했지만, 철저한 자본주의의 차가운 느낌도 없지 않아서, 이런 메시지라도 크게 써 놓고, 지나가는 사람들에게 환기시켜 주는 게 필요한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해 보았다..

아무튼, 이제 저녁 식사! 
Keens Steakhouse로 밤 9시30분으로 미리 예약해 뒀고, 예약은 3주 전에 Google을 통해서 해 두었는데, 
바로 전날 저녁에 이렇게 문자가 왔다:
Just a reminder you're booked at Keens Steakhouse for dinner tomorrow. Your table is for 2 at 9:30pm.
To confirm, please reply "confirm". To cancel use "cancel".

아, 이런 시스템이구나~ 바로 컨펌해 두고, 당일 시간 맞춰서 도착! 
2층으로 안내된 이 레스토랑은 분위기 있고 근사한 레스토랑이었다. 
밝지는 않은 조명이었지만, 그런 분위기 좋아함 ㅎ
이 식당의 트레이드마크랄까, 곰방대로 천장을 온통 장식해 둠. 

이 스테이크하우스는 소고기보다 양고기가 맛있다고 해서 나는 양고기를 시켰는데, 
정말 입에서 살살 녹았다. 고기도 고기지만, 같이 나온 줄기콩도 맛있었어;; 소스도 맛있었어! 내가 집에서 하면 저 맛이 안 나던데..;
신선한 채소는 식사 전에 그냥 나오고 (왼쪽 위쪽 사진 - 빵하고 채소; 채소가 입맛을 북돋워주는 걸까?) 
전식은 따로 시키지 않았고, 그냥 요리와 와인 한 잔씩 시켰는데, 
줄기콩이 양고기와 함께 나오는줄 모르고 side dish를 2개 시킴.. side dish는 결국 좀 남겼다. 
물론 먹고 남은 걸 싸 갈 수도 있지만, 언제 먹을 시간도 없을 테고, 고기는 맛있어서 다 먹었거든 ㅎㅎ

첫날은 쓴 돈을 수첩에 써 두다가, 너무 귀찮아서 영수증을 사진 찍기 시작함.. 
저때가 올해(2019년) 4월 26일 금요일이었는데, 오늘(7월24일) 이거 쓰면서 홈페이지 가서 가격 보니까
고기는 2달러가, side dish는 1달러씩이 올랐네? 물가가 이렇게 오르는구나.. 


아무튼 이제 배터지게 잘 먹었겠다, 또 에너지를 쓰러 가 볼까! 
아침에 갔던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 이번에는 야경을 보러 다시 출발. 물론 근처라 도보.. 

여전히 흐린 날씨. 이번에도 사람이 아무도 없다. 
들어가려고 뉴욕 시티 패스의 바코드를 찍으려는데, 거기 있던 관계자분께서, 날씨가 안 좋아서 잘 안 보인다고 친절하게 안내를 해 주시더라. 
그런데 저희 시티 패스로 아침에 온 거라, 오늘 저녁밖에 안 돼서요,, 괜찮아요. 뭐 그래도 좀 보이는 게 있겠죠, 
하고 쿨하게 들어갔는데 
으음.. 이거구나, 아저씨가 조금 전 말씀하셨던 limited view가..
흐릿하게 불빛이 보이긴 하는데.. 어쩌지? 좀 기다려 볼까. 
그런데 힘차게 불어오는 바람! 
오오! 구름? 안개? 아무튼 그게 이동하면서 간간이 보이다가, 드디어 좀 더 잘 보이기 시작했다. 
바람은 아침보다 훨씬 더 거세게 불었지만, 
야경을 볼 수 있어 좋았다. 
뉴욕, 잠들지 않는 도시. 

그 불빛 사이를 가로질러, 다시 숙소로 돌아왔다. 
오는 길에 보이던 성조기.. 


이렇게 흐리고 비오던 둘째 날의 이야기는 여기서 마치며, 
그럼 화창했던 셋째 날의 여행일기를 가지고, 곧 돌아오겠습니다. 아잣!

by iazen | 2019/07/24 23:28 | 여행 Voyage | 트랙백 | 덧글(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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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냥이 at 2019/07/25 10:17
자연사 박물관 규모가...박물관에 관람방향이 없나보군요. (관람방향 없는 박물관에 처음가보니 관람방향이 없어서 당황스럽더군요. )
Commented by iazen at 2019/07/25 23:20
일단 들어가니 사람이 꽤 많고 다 제각각으로 이동 중이라, 여기선 그냥 관람 방향 자체를 생각을 못했던 것 같아요 ^^; 뭐 각각 보고 싶은데 가서 자유롭게 보게끔 해 둔 게 아닐까 싶기도 한데, 전 지도를 봐도 좀 헷갈리더군요 ㅠ 길치 ㅠㅠ
참, 그러고 보니 제법 규모가 큰 박물관은 관람 방향이 없는 것 같기도 하네요, 다 못 보고 가는 사람들도 있을 테니까,, 아닌가? ^^;; 잘 모르겠네요;;
Commented by kanei at 2019/07/26 03:55
지금 오시면 레스토랑 위크라 많이 싸게(?) 드실 수 있을텐데 안타깝네요... (하지만 날씨가....저때가 훨씬 나았죠...) 옐로우 캡은 저도 아직 타본적이...아, 한번 있구나. 얌전하게 지나갔어요 ㅎㅎ
참고로 Joe's shanghai에서는 꼭 샤오롱바오 드셔야해요! 그게 제일 일품이에요...!
Commented by iazen at 2019/07/26 17:12
레스토랑 위크!? 그런 게 또 있군요! 찾아보니 여름과 겨울, 하필 덥거나 추울 때 있는 모양이지만 아무튼 이런 고급 정보 좋습니다~ 감사드려요 ㅎㅎ 여기도 그런 거 생겼으면 좋겠네요~
Joe's Shanghai에서 샤오롱바오는.. ㅠㅠ 언제가 될지 모르겠지만 담번을 기약해야겠습니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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